500km 거리 동시 폭우..이유는 '태풍 전면 수렴대와 산맥 영향'

[앵커]

이렇게 폭우가 들이칠 때 태풍은 양양에서 직선 거리로 500km 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비가 쏟아진 이유, 알아보겠습니다.

KBS재난방송센터 연결합니다.

김용준 기자, 태풍과 멀리 있다고 안심할 게 아니군요?

[리포트]

일단 어제(2일), 양양에 폭우가 쏟아질 즈음의 레이더 영상을 보면 태풍은 아직 제주 서귀포 동쪽 해상에 멀리 떨어져 있는데, 오후 6시부터 8시가 넘을 쯤 영동 지역, 그러니까 고성과 양양, 속초 일대가 빨갛게 변하는데요. 바로 이 때, 양양 지역엔 1시간에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태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올라올 때, 그 강력한 회전력 때문에 태풍이 북상하는 방향 앞쪽에는 공기가 모이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공기가 백두대간, 태백산맥이라는 벽을 만나 부딪힙니다.

그러면 공기는 그 산을 타고 강제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 때 공기가 급격히 응결하면서 비구름으로 결집되고 비가 내리는 겁니다.

태풍의 힘, 그러니까 반시계로 회전하는 힘이 강할 수록 이 공기가 모이는 곳은 태풍으로부터 더 멀어집니다.

이 때문에, 제주도 해상에서부터 500km나 떨어진 양양쪽에 이 공기가 모였고, 공기는 산맥에 가로막혀 그 지역에 비구름까지 응축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가 북상할 때 강릉에 870mm 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것도 같은 원리였습니다.

그래픽:김지혜 박미주 한종헌

김용준 기자 (oko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