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사실상 무산
채권단, 인수 의사 없다 판단
금호, 다음주 계약 해지 통보
계약 무산 놓고 소송전 가능성
[경향신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7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무산에 이어 올해 예정돼 있던 항공업계의 ‘빅딜’ 두 개가 모두 좌절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인 금호산업은 조만간 정식 계약 해지 수순을 밟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에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은 최종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최대 1조원까지 매각대금을 깎아주는 등 모든 조건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이번달 초까지 현산 측에 확답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계약 체결 이후 9개월여 동안 지지부진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현산은 이번에도 기존의 재실사 입장을 고수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채권단 측은 현산이 이미 채권단에 의해 거부된 재실사를 다시 요구한 것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계약 당사자인 금호산업은 조만간 현산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뒤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다음주 내에 계약 해지 통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산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맺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여주(30.77%)를 매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당기순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면서 현산 측은 재실사를 요구해왔다.
계약이 최종 해지되면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을 둘러싸고 현산과 금호산업 간에 소송전도 예상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측은 내년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체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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