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안나와요"..2.5단계 연장에 주인 한숨만 텅빈 식당 메워

김유승 기자,이상학 기자 2020. 9. 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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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방역강화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 결정된 4일 서울 도심 소상공인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밤 9시쯤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 있는 치킨집 안에서 만난 임도훈씨(가명·50대)는 2.5단계 이후 영업 상황을 묻자 눈가가 촉촉해졌다.

임씨는 "밤 9시 이후 포장과 배달판매로 영업할 수 있다지만 그렇게 장사해선 임대료와 재료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2명 중 한사람인 최씨는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면 나도 일을 못하게 될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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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평소의 10분의 1"..종업원은 '일자리' 잃을까 불안
2.5단계 오는 13일까지 연장.."특단의 지원이 필요하다"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 결정된 4일 밤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 한파가 몰아치는 한겨울 밤처럼 텅비어있다.© 뉴스1김유승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이상학 기자 =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 결정된 4일 서울 도심 소상공인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밤 9시쯤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 있는 치킨집 안에서 만난 임도훈씨(가명·50대)는 2.5단계 이후 영업 상황을 묻자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월 3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호소했다.

'치킨집 사장님' 임씨는 "2.5단계 이후 매출 수준이 평소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2.5단계 연장은 우리보고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밤 9시 이후 포장과 배달판매로 영업할 수 있다지만 그렇게 장사해선 임대료와 재료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2.5단계는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음식과 음료 섭취를 허용하지 않는다. 포장과 배달주문만 할 수 있다. 음식점·호프집·치킨집·패스트푸드점·제과점에서도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정부는 오는 6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2.5단계를 13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확실한 안정세라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종업원들도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2.5단계 여파로 일자리가 끊길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젊음의 거리에 있는 고깃집에서 일하는 최모씨(20)는 "우리가게 평소 하루 매출은 300만원 이상이었는데 오늘은 불과 56만원"이라고 했다.

40테이블 규모의 고깃집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해도 종업원 5명으로도 일손이 부족했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크게 줄어 3명을 내보내고 2명만 남았다. 2명 중 한사람인 최씨는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면 나도 일을 못하게 될 것 같다"며 불안해했다.

정부가 수도권에 적용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발표한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식당이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9.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종로거리 한 고깃집은 아예 문을 닫았다. 불이 꺼진 가게 안에는 테이블과 영업 도구 등이 모두 치워진 상태였다. 한 일식집은 '자체 방역을 하는 유일한 집'이라는 홍보문구를 영업장 앞에 표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올 초만해도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이면 서울의 도심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식당, 술집, 카페 할 것없이 손님으로 가득차 활기 가득찼던 가게들은 텅텅 빈지 오래다.

이날 밤 20·30대 연인이나 와이셔츠 차림의 직장인이 곳곳에 보였으나 한마디로 한파가 몰아치는 한겨울 밤 풍경처럼 썰렁하고 을씨년스러웠다.

밤 9시가 되자 종로거리 음식점, 술집들은 방문 판매를 중단했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이른바 '턱스크' 차림의 고객이 한 술집 밖으로 나왔다. 한 중년 남성은 마스크를 목 가까이 내린 채 일행을 향해 큰소리를 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음식점, 술집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그나마 방문한 손님조차 감염 우려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적극적인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정부는 매출을 기준으로 잡고 자영업자를 선별해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소상공인도 적지 않다.

종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41)는 "지원금을 많이 달라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많이 줄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최대한 지원한다고 해도 워낙 피해 본 사람이 많아 최소한만 줄 것"이라고 절망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일 논평에서 "영업중지, 영업단축, 매장판매 금지조치 등 초유의 사태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영업손실 보상에 준하는 특단의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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