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항공사 회장 숨겨진 아들" 사칭해 성관계 요구한 20대

안아람 2020. 9.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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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회장의 숨겨진 아들 등을 사칭해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이른바 '스폰서' 제안을 하며 잠자리를 가진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고액 연봉을 받는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 "드라마에 출연시켜 주겠다" 등의 거짓말로 여성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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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다역 하면서 피해자들 속이고 금전 갈취도
성폭력처벌법 위반·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서울중앙지검 청사 출입구. 한국일보 자료사진

항공사 회장의 숨겨진 아들 등을 사칭해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이른바 ‘스폰서’ 제안을 하며 잠자리를 가진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고액 연봉을 받는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 “드라마에 출연시켜 주겠다” 등의 거짓말로 여성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지난달 7일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ㆍ반포 및 촬영물 등 이용 강요,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 소지 등) 등 혐의로 20대 유학생 김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강제추행, 협박 및 공갈 등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김씨는 2017년 겨울 무렵부터 올해 7월까지 선불 휴대폰 여러 대를 개통해 프로필 이름과 사용자명이 다른 10여개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이러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젊은 여성들을 검색한 뒤, SNS 메신저나 통화 기능 등을 이용해 ‘제3의 인물’을 가장해 접근했다. 주로 “A항공사 회장의 숨겨진 아들을 만나 성관계를 하면 억대 연봉으로 항공사 비서나 승무원을 시켜주겠다” “수십 차례의 성접대를 조건으로 연봉 6억원에 비서로 채용하겠다” 등의 거짓말로 여성들을 유혹하는 식이었다.

김씨의 ‘사기 행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유명 영화감독의 드라마에 출연 제의를 하면서 잠자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유명 여성 연예인은 모두 대기업 쪽의 이른바 ‘스폰 만남’을 거쳤다. 한국 최상류층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면서 설득까지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 여성들을 꼬드긴 김씨는 이후 가공의 인물인 ‘A항공사 회장의 숨겨진 아들’ 행세를 직접 하고 나섰다.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만남을 거부한 피해자들에겐 ‘계약 파기’라는 주장과 함께 ‘대기업의 보복’ 등을 언급하며 수백만원을 뜯어냈다. 만남 전에는 ‘성의 표시를 하라’며 속옷 차림,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해 받아내고선 이를 빌미로 수백만~수천만원을 내라고 협박했고, 성관계 요구를 거절하면 “향후 A항공사 취직 과정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겁박했다.

만남 이후엔 휴대폰으로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 일부를 피해자에게 보내 약점으로 잡고, 재차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거부 시 200만~2,200만원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연락을 끊으면 “동영상, 사진을 유포하겠다”면서 금전 갈취를 시도하거나, 추가 성관계를 제안하기도 했다.

2년 반 넘도록 계속되던 김씨의 추잡한 행각은 피해자들의 신고로 결국 덜미를 잡혔다. 일부 피해자들은 방송사에 제보하기도 했다. 수시로 휴대폰을 바꾸던 김씨의 범행은 경찰에 검거ㆍ구속된 올해 7월 중순 직전까지 끊임없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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