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아르헨티나 교수, 학생 40명 앞에서 비극적 죽음

함민정 2020. 9. 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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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엠프레사대학(UADE)의 파올라 데 시모네(46) 교수의 제자가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트위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르헨티나의 한 대학교수가 원격 수업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쓰러져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I can’t (말을 할 수 없다)”였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아르헨티나 엠프레사대학(UADE)의 파올라 데 시모네(46·여) 교수가 지난 2일 화상 수업을 하던 도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당시 약 40명의 학생들이 그의 수업을 원격으로 듣고 있었다. 그는 수업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다.

수업에 참여했던 애나 브레시아는 WP와의 인터뷰에서 "교수가 고통스러워 숨쉬기 힘들어하는 것을 눈치 채고 앰뷸런스를 부르기 위해 주소를 물어봤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숨을 헐떡이며 “I can’t (말을 할 수 없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앞서 데 시모네 교수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경증 환자로 분류돼 입원 치료 대신 자가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숨지기 전 트위터에 코로나19 증상이 몇주째 지속되고 있으며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고 적었다.

UADE 대학도 지난 4일(현지시간) 파올라 데 시모네 교수를 향한 애도 성명을 냈다. [사진 트위터 캡처]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뒤 그를 향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대학 측은 성명을 내고 “15년간 우리 대학에서 국제 정치학을 가르친 디 시모네 교수는 열정이 넘치는 교육자였다”라며 “디 시모네 교수의 사망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의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은 "데 시모네 교수의 수업은 어려웠지만, 수업이 끝날 무렵에는 모두가 떠나기 싫어했다"며 "학생들이 교수와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그에 대해 생각할 때, 혹은 그의 이름을 읽을 때, 나는 그가 책상 위에 앉아 손을 움직이고 웃고 농담을 하는 것을 상상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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