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는 거짓말한 적 없다?..'법조 화법'에 말린 야당

유동주 기자 2020. 9.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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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9.01. photo@newsis.com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난 1일 출석해 아들의 휴가 연장 관련 보좌관의 전화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추 장관 보좌관의 통화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권과 언론에서도 추 장관이 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했다는 관계자 증언을 근거로 추 장관의 국회에서의 답변을 '거짓'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법조인들의 평가는 다르다. 논란이 된 1일 예결위에서의 발언 그 자체로는 '거짓말'로 볼 수 없는 수준이라고 봤다.

당시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보좌관이 부대 관계자에 전화해 병가처리를 물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전화한 사실은 맞느냐'는 취지로 묻자,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로 답했다. 이 정도 발언으로는 추 장관이 고의로 거짓말을 했다고 '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단 분석이다. '보좌관 통화 여부'에 대해 추 장관이 '부인'했다고 볼 순 없다는 것이다.


"추미애 발언은 거짓말은 아니다"…계산된 답변에 야당의원들이 당한 것

예결위에서 추 장관은 "보좌관이 뭐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습니까", "(전화를 시킨)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보좌관에게 그런 사실을 시킨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이유조차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일관되게 자신이 전화를 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했다. 오히려 예결위 질의응답이 추 장관의 결백을 확인시켜 줄 수 도 있단 평가도 나온다.

야당 의원들이 '보좌관에게 통화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냐'고 여러 차례 유도했지만 추 장관은 흔들리지 않고 '시키지 않았다'는 취지로만 답했다. 그외 추가 질문엔 '동문서답'하듯 자신이 미리 준비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법조인들은 "추 장관이 야당 의원의 질문을 이해못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답변을 회피하는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운용 변호사(다솔 법률사무소)는 "법조인처럼 답한 추 장관에 대해 야당의원들이 추가질문으로 원하는 답을 이끌어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추 장관이 의원들이 모호하게 질문한 부분을 자기가 재정의해서 답한 건데 이걸 지적하지 못하고 질의응답이 끝나서 추 장관의 계산되고 준비된 답변에 말려 든 셈"이라고 평했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법적인 평가를 하려면 추 장관이 보좌관의 통화여부를 사전에 인지했는지가 중요한데 수사 중인 사안임을 감안해 장관은 최대한 신중하게 '통화여부를 몰랐다'는 취지로만 답하고 그외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추가 정보는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통화를 시키지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는 취지로 일관한 장관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설사 보좌관의 휴가 연장 문의 전화가 '청탁성 민원'으로 평가받아 법적 문제가 되더라도 장관에게 책임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추 장관 인지여부는 수사로 밝혀지지 않는 한 '허위'라 할 수 없으니 국회 예결위에서의 발언은 '거짓'이 아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9.01. photo@newsis.com
이재명 지사도 썼던 "그런 일 없다"는 법조인 특유의 '소극적' 화법
국회 법사위 출신 한 변호사도 "야당 의원들이 둘씩이나 '정치적'으로 물었지만 추 장관은 '법적'으로 답했는데 정치인 추미애가 오랜만에 '법조인' 추미애처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법조인들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면 '위증'을 피하는 방법으로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답하지 않고 '모른다' 혹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거나 묻지 않은 부분에 대한 답은 하지 않고 묻는 부분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답한다"며 "법조인들의 방어적 화법을 비법조인들은 살을 붙여 해석해 '거짓말'을 했다고 하곤 하는데 논란이 된 추 장관 화법이 딱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결론 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방선거 방송 토론회 발언과 추 장관 발언은 묘하게 닮은 면도 있다"며 "이 지사도 토론회 도중 '그런 일 없습니다'로만 반복해 답했는데 전형적인 법조인의 화법"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1일 이후로는 휴가 논란에 이어 아들의 보직 변경 등에 대해서도 특혜성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7일 법무부는 "법무부장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관하여 검찰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관계를 규명하여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 표명했다"며 "그동안 사건과 관련해 일체의 보고를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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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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