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화웨이, 최신폰 부품 주문량 30% 급감

김성민 기자 2020. 9. 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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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에 부품 오더 줄이고, 내년 생산 계획도 축소
화웨이. /연합로이터

미국의 여러 제재에도 꿋꿋이 버티던 화웨이가 드디어 본격적인 제재 악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각종 제재로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에 차질이 빚어지자 협력업체에 주문하는 부품량을 줄인 것이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며 점유율이 한자릿수로 폭락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생산량 줄이는 화웨이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7일(현지시각) 익명의 부품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가 올 하반기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40′ 시리즈 부품 주문량을 30% 가량 줄였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로 모바일 AP와 D램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자, 전체 판매 목표량을 하향 조정하고 부품 발주량을 줄인 것이다.

화웨이의 생산량 감축 움직임은 단순히 메이트40 시리즈 하나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을 올해(1억9000만대)보다 74% 급감한 5000만대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 /연합AFP

화웨이는 미국의 각종 제재에도 중국 내수를 바탕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분기 전 세계에 스마트폰 5580만대를 팔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이 사실상 화웨이로의 전 세계 반도체 공급을 막으면서 화웨이도 더는 공격적인 생산과 판매가 불가능해졌다. 화웨이가 대만의 TSMC에 반도체 위탁 생산을 할 수 있는 기간도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대만의 미디어텍이 만드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를 닥치는대로 사들이며 재고를 비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축 재고도 내년 상반기부터 떨어지며 화웨이가 본격적인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고립무원에서 홀로서기 시도하는 화웨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공급이 막힌 고립무원 상황에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 OS’를 탑재한 휴대폰을 내년에 처음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쉽지 않다. 구글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중국 외 유럽과 남미 시장 등에서 먹힐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내년에 만드는 스마트폰에는 구글맵, 지메일 등 구글 서비스 탑재가 불가능하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Mate)30’ 시리즈. /조선DB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화웨이의 추락을 예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A는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년 전보다 1.9%포인트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또 2021년에는 4.3%로 점유율이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 정도인데 15%포인트 정도가 폭락한다는 것이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홍콩 트렌드포스 인터내셔널 연구원도 “최악의 경우 화웨이가 미국의 경제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반사이익 볼까

사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몰락’이 예상보다 늦게 왔다고 본다. 그동안 중국 내수 소비를 바탕으로 많이 버텼다는 것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빠지는 자리는 일차적으로 중국 중저가 브랜드인 샤오미와 오포, 비보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화웨이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반중 감정이 높아진 인도 시장 등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린다 수이(Linda Sui) SA 무선스마트폰 전략 담당자는 “중국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화웨이의 중저가 라인업을 대체하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플래그십 모델을 대신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제조사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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