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쌓는 '원정개미'..외화예금 사상 최대

송영찬 2020. 9.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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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와 엔화 등 외화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국내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8일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606억4500만달러(약 71조24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1.0% 급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 잔액 급증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무역 등의 수요가 줄고 해외 주식 열풍으로 증권사의 예탁금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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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606억달러 넘어
증권사의 달러예탁금 급증
3월부터 두자릿수 증가율

달러와 엔화 등 외화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국내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화예금이 ‘환테크’ 수단을 넘어 안전자산과 해외주식 투자 용도로 사용처가 다양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화예금은 이제 필수 상품”

8일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606억4500만달러(약 71조24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1.0% 급증했다. 증가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두드러졌다.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2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환율이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산다는 ‘공식’도 무너진 지 오래다. 3월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96원을 기록하며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찍었지만 오히려 외화예금 잔액은 더욱 증가했다. 6월 이후 환율이 큰 등락 없이 안정세를 찾은 뒤에도 외화예금 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외화예금 또한 ‘서학개미’가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들이 은행에 맡겨놓는 달러예탁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서학개미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말한다. 외화예금은 거의 ‘제로금리’다. 돈을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 4일 기준 5대 은행의 외화정기예금(3개월 이상 예치 기준)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도 연 0.06%(농협은행)에 불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예금 잔액 급증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무역 등의 수요가 줄고 해외 주식 열풍으로 증권사의 예탁금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치열해지는 은행권 경쟁

외화예금의 혜택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공하던 환율 우대 혜택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며 ‘아무도 못 쓰는’ 혜택이 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가 장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 금리 혜택에도 한계가 있다.

은행들은 틈새를 노리기 시작했다. 해외주식 투자자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내놓고, 모바일 앱도 잇따라 개편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소 1달러부터 가입할 수 있는 ‘1달러 외화적금’을 출시했다. 매월 최대 1000달러까지 횟수 제한 없이 납입할 수 있고, 가입 후 1개월만 지나도 현찰 수수료 없이 달러 지폐로 찾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직접 해외 주식 계좌에 이체하고자 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한국씨티은행은 7일 영업점과 인터넷에서만 가능하던 ‘FX 오토바이셀’ 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확대했다. 미리 지정해둔 환율에 도달하면 알아서 환전해주는 서비스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개인들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외화예금은 이제 필수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를 선점하려는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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