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조교 "정경심, 컴맹 수준"..표창장 위조 의문제기(종합)

옥성구 2020. 9. 8. 18: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경심 속행 공판..입시비리 등 혐의
동양대 조교 "일련번호 임의로 기재"
검찰 "대장과 비교, 일련번호 부여돼"
입학처장 "봉사상 주자 건의 동의해"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09.08.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성구 고가혜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등 재판에서 동양대 교양학부는 임의로 일련번호를 만들어 표창장을 발급했다는 당시 조교의 법정증언이 나왔다.

이는 '총장이 모르는 상장은 다 거짓'이라던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주장과는 다소 배치된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실제 상장과 상장대장에 기록된 내용을 비교하며 일련번호는 학교에서 부여받은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재판에선 정 교수가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아 표창장 등을 위조할수 없다는 취지의 증언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는 8일 정 교수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전직 동양대 교양학부 조교 이모씨는 지난해 동양대 표창장 관련 논란이 일자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에서 조교로 일했던 김모씨와 연락한 적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교양학부는 표창장 일련번호가 자체적으로 나갔는데 최 총장님이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시는 것 같았다"며 "김씨가 근무할 때도 그렇게 했는지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일련번호를 자체적으로 부여했는데 선생님은 본관에서 받았냐고 묻자 (김씨가) '아니다. 어학원으로 나갔다'고 답했다"며 "당시 같이 근무했던 오모 팀장으로부터 (김씨가 표창장에) '주민번호를 썼다'는 말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2013년 6월13일자로 발급된 4장의 상장을 증거를 현출하며 이씨가 상장대장에 따라 일련번호를 부여받은 정황을 제시했다. 이 상장 중에는 정 교수 아들의 상장도 있었다.

검찰은 "당시 이씨는 4명에게 상장을 주겠다며 1호부터 4호로 번호를 매겨놓았다"며 "마음대로 번호를 넣었다면 이대로 상장을 뽑아 총장 직인을 찍은 것이 맞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제가 넣은 번호"라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4명 중 한 명으로부터 직접 받은 상장을 제시하며 "이것이 첫 장인데 569번으로 돼 있고 다음은 570번, 정 교수 아들의 것은 571번"이라며 "아까 1, 2, 3, 4호라고 썼지 않았냐"고 물었다.

또 "2013년 6월13일 상장이라면 번호대로 569번부터 이씨가 어디에서 (일련번호를) 받아와 기재하고 찍은 것 같은데 기억나는 것이 없냐"고 재차 물었다.

검찰의 질문에 이씨는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재판부가 "증인은 아까 선서했고, 본인이 작성한 것인데 번호가 왜 다른지는 본인이 설명해야 한다"고 되물었으나 이씨는 말을 흐리며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검찰은 "1년 단위로 100여개의 상장이 나가는데 저희가 계산해보니 2013년 6월13일은 569번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는 상장 일련번호가 이씨 증언대로 임의로 부여된 것이 아닌 학교의 상장대장 순번대로 나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검찰은 "상장과 달리 수료증은 원칙적으로 기재할 필요가 없어 1번부터 121번까지 번호가 나갔는데, 수료증은 임의로 하면 되고 상장은 대장의 번호를 이씨가 누구에게 받지 않았나"라고 덧붙였으나, 이씨는 역시 답을 하지 못했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 관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0.09.08. radiohead@newsis.com

이씨는 당시 사용하던 교양학부 PC에서 총장 직인 이미지 파일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변호인이 '사용하던 교양학부 PC에서 총장 직인 이미지 파일을 본 적 있나'고 묻자 이씨는 "본 적 있다. 제가 할 일이 없어서 컴퓨터를 뒤적이다가 어떤 파일 안에서 이미지 파일이 여러 개 나온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또 이씨는 정 교수가 PC 사용에 능숙한 사람이 아니고 '컴맹'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맨날 불러서 가면 별거 아닌 걸로 귀찮게 해 '뭐 이런 것도 못 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고 증언했다.

이 역시 정 교수가 컴퓨터를 못 해 검찰이 주장하는 '표창장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정 교수 측 변론과 부합하는 진술이다.

이날 또 다른 증인으로 나온 당시 입학처장이던 동양대 소속 강모 교수는 동양대에서 정 교수 딸을 본 적 있으며, 정 교수 딸에게 봉사상을 주자는 건의에 자신이 동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 교수는 "정 교수가 제 사무실에 와서 '아무도 안 도와준다'며 불만이 많았고, 딸이 도와준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얘기 할 때마다 '참 기특하다. 보답해줘야 하는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봉사상밖에 없다. 봉사상이라도 줘서 보람이라도 있게 하자' 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누군가 봉사상을 주자고 한 '건의'에 자신은 '동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날 정 교수 동생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gahye_k@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