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국경서 45년만에 총 꺼내들었다..군사 긴장 고조
지난 6월 히말라야 국경에서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군과 인도군 사이에서 이번에는 총격이 오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양국은 서로 1996년 맺은 협정을 위반하고 사격을 가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중국이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 인민해방군(PLA) 서부전구 장수이리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전날 인도군이 불법으로 실질통제선(LAC)을 넘어와 판공 호수 중국 기지 부근에서 국경방위대에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인도군이 국경 서쪽 구간에서 LAC를 넘어 판공 호수 남쪽 둑 인근 선파오 산지로 진입했다"며 "중국 국경방위대 순찰대원이 (인도군이 위치한) 현장에 도착해 협상을 시도했지만, 인도군이 국경방위대를 향해 경고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심각한 군사 도발이자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하며 "중국 국경방위대는 상황을 안정시키고 통제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장 대변인은 중국군이 한 대응의 종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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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앞으로 모든 영역 방어", 인도 "어떤 대가 치르더라도"
몇 시간 뒤 인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인도군은 LAC를 넘어가거나 총기 사용 등 과격한 공격 수단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LAC를 따라 우리 전방 진지 중 한 곳에 근접하려 시도한 것은 중국군이고, 중국군이 자국 진지를 향해 먼저 경고 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군이 인도군을 위협하기 위해 "공중에 몇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인도 측 역시 "심각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대는 큰 자제력을 발휘해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이번 분쟁에 대해 낸 성명에서 의미심장한 부분은 다음이다. 중국 장 대변인은 "주권을 지키기 위해 결심했으며 모든 영역을 방어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인도 국방부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국가를 보호하기로 결심했다"고 엄포를 놨다. 자칫 확전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LAC에서는 양국간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월에도 국경지역 라다크 갈완계곡에서 양측 군대가 몽둥이를 동원한 몸싸움을 벌여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수명의 중국군 사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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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 호수서 일주일 전에도 충돌
지난달 말에도 양국간 충돌이 발생해 양국은 서로 먼저 군사도발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성명전을 벌였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선 문제로 1962년 전쟁을 치른 후 아직 국경선을 획정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LAC가 실질적인 국경인 셈이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1975년 4월 양국은 총격전을 벌여 인도 군인 4명이 사망했다.
결국 양국은 1996년 LAC 2㎞ 이내에서 발포해서는 안 된다는 합의에 서명했다. 이번 양국간 총격전이 사실이라면 75년 이후 45년만의 총격전이자, 96년 합의 이후 24년만의 합의 파기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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