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 걸려보니..특파원의 완치 후기

박성호 2020. 9.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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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사망자도 이제 19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입니다.

세계 최강국이 이럴 수 있나, 실망을 넘어서 놀랍기까지 한데요.

사실 MBC의 박성호 워싱턴 특파원도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을 했습니다.

박 특파원의 체험기를 보도로 먼저 들으신 뒤에 직접 연결해서 뒷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지금 검사소로 가는 길입니다. 당일 예약을 잡아줬습니다."

"이곳은 집 근처 있는 쇼핑센터 근처 주차장인데요."

"검사 장면은 찍는 걸 제지당해서 담지를 못했습니다. 대신에 얼마나 걸릴지,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물어봤는데." "검사 결과 나오는데 3~5일 걸릴 거다…"

이미 발열이 사흘, 두통이 이틀, 그리고 잠깐이지만 인후통과 설사가 순차적으로 지나간 터라 불안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6일 만에 나왔습니다.

양성, 즉 확진 판정이었습니다.

[버지니아주 이노바 병원 간호사] "검사 결과를 알려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카운티 보건당국에서 걸려온 전화는 뜻밖이었습니다.

"최초 증상이 있던 날로부터 열흘이 지났는데 열이 전혀 없다면 이제 자가격리를 해제해도 좋다고 설명을 하더라고요. 어제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내일부터 당장 자가격리 해제하라는 겁니다."

확인해 보니 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지침 자체가 그랬습니다.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 보건당국] (하지만 저한테 아직 바이러스가 있잖아요. 남한테 위협이 되지 않나요?) "아니요. 증상이 이미 개선됐고요. 이미 필요한 기간을 격리하셨습니다."

하지만 한인 의사는 기준이 관대하다며 격리를 권했고 저는 방문 앞에 놓인 식사를 받으며 계속해서 갇혀 지냈습니다.

자가 격리 2주 뒤 음성 확인서를 받기 위해 검사를 신청했는데, 거부당했습니다.

확진자까지 해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19 검사 지정 병원 관계자] "현재 저희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 검사를 합니다. (확진자의) 2차 후속 검사는 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씀 드리게 돼 죄송합니다."

결국 검사를 해준다는 약국을 찾아갔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였는데 의료진 접촉 없이 스스로 하는 셀프 검사였습니다.

결과는 음성,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로소 저를 떠났습니다.

◀ 앵커 ▶

박성호 특파원, 증상이 심하지 않았다니까 다행인데요.

혹시 후유증은 없습니까?

◀ 기자 ▶

네, 제 경우는 증상도 경미해서 후유증도 심각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잠시 미각이 상실까진 아니고 감퇴했는데, 지금은 그게 식욕 부진으로 이어졌고요.

음성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가끔 편두통과 인후통이 약하게 나타나곤 했는데, 진통제 같은 약으로 금방 다스려지는 정도였습니다.

◀ 앵커 ▶

검사받기도 어렵고 결과도 이렇게 늦게 나오면 확진 판정을 받기도 전에 상태가 갑자기 나빠질 수가 있단 말이죠.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합니까?

◀ 기자 ▶

네, 검사 결과 기다리는 동안에는 호흡 곤란이 있으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는데요.

결과가 늦게 나오니,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하긴 했습니다.

또 검사 결과가 제때 나와야 추가 전파를 막고, 감염 경로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전문가들은 이틀 안에 나와야 쓸모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 전국 평균은 4일이고, 전체의 10%는 10일 만에 결과를 받습니다.

◀ 앵커 ▶

한국에서는 보통 역학 조사라고 하죠, 어떻게 감염됐는지 일일이 추적을 하는데 미국은 어떻게 진행하던가요?

◀ 기자 ▶

느슨합니다. 이곳 보건당국에서 저한테 증상 발생 이틀 전까지 사람 많은데 갔냐고 물었는데요.

없다고 하니까 좋아요, 하고 끝이었습니다.

틀림없는 사실이냐, 기억을 더듬어봐라, 이런 얘기도 없었고 이틀보다 더 오래된 행적은 묻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제가 2주 전까지 동선을 더듬어서 방문 장소와 접촉자에게 저의 감염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이번에 겪어보니 나름 사람 많은데 잘 다니지 않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도 철저했다고 보는데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당할 수 있고, 또 어디서 어떻게 걸렸는지 알아야 방역 체계가 작동을 할 텐데 이곳에선 감염경로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어서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거란 경고가 엄포만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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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shpar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03847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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