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들어와' 윤영찬에 네티즌들 "독재정권이냐"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자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 너무 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말한 문자 메시지가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독재정권식 포털 장악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의원실 보좌진이 대화방에 포털 사이트 다음(Daum)의 뉴스 메인 화면을 올리며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답장을 보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온라인에서는 사실상 포털 사이트의 뉴스 편집권에 여당 의원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관련 기사에는 “진짜 독재정권 아닌가요? 이러면서 민주주의? 이게 뭐죠” “사법농단, 국방농단, 교육농단, 언론농단, 국정농단. 이번 정권에서는 안 하는 게 없네” “이런데 무슨 언론 개혁이냐. 이건 국민이 알 권리와 연관된 것 아닌가” “그동안 이렇게 언론 통제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뉴스만 올렸구나. 민주당은 ‘공정한 나라' 말로만 얘기하더니 하는 짓은 동네 양아치보다 못하다”는 등 댓글이 달렸다.
또 “민주 없는 민주당, 정의 없는 정의구현” “군사독재 시절에 있던 ‘언론통제’가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 무섭다” 등 반응도 나왔다.
◇ 다음창업자 이재웅 “국회의원이 해선 안 될 일”
카카오 합병사인 포털 사이트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드는 뉴스가 메인에 올라왔다고 담당자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는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포털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되도록 압력을 넣는 건 국회의원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카카오 측이 ‘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가 모든 뉴스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문재인 정권은 이제 AI와 싸우려나 보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국회에 AI를 부르는 것에 찬성한다”며 “민주당은 AI를 꼭 증인으로 채택하라. 기계에 인격을 인정해주는 세계 최초의 예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도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 “포털장악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 원내대표 연설 중 주 대표의 기사가 한 포털 사이트 메인에 반영되자, 집권당인 민주당의 한 의원이 해당 포털사 측 관계자를 국회의원실로 불러들이라고 주문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충격이고 유감이다.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두 번 흔들어본 솜씨가 아니다” “카카오를 국회로 불러들이는 서슬 퍼런 민주당의 공포정치”라고 비판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가 윤 의원을 왜 국회로 보냈는지 드러났다. 언론에 대한 갑질, 포털 장악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윤 의원의 사과 및 과방위원 사·보임 조치를 요구했다.
◇윤영찬 “의견 전달 자유 있다… 유감”
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에서 “지난 7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연설을 보면서 카카오를 모니터링했는데, 메인페이지에 뜨지 않았다”며 “주 원내대표는 연설이 시작하자마자 기사가 떠서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예고된 여야 대표연설에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라고 (의원실에) 얘기한 것”이라며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끌고 가는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다. 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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