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수처 '당근과 채찍' 양면술..野 달래며 법안 속속 발의

정진형 2020. 9.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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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野 공수처 출범 약속시 靑특감관 추천"
주호영 '특감관·北인권재단 이사회' 요구에 화답
'與 입법 독주' 프레임 피하고 협치 명분 살리기
법사위에선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하며 野 압박
백혜련·박범계·김용민..후보추천위 보이콧 봉쇄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꽉 막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풀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병용하기 시작했다.

지도부 차원에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인선과 야당인 국민의힘 요구를 저울질하는 '협상'을 하면서, 이와 별도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공수처법 개정안도 속속 내놓으며 '압박'을 펼치는 것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공수처 후보 추천위원을 즉각 추천하고, 공수처의 정상적 출범을 약속한다면 특별감찰관 후보자와 북한 인권재단 이사 국회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회와 북한인권대사를 왜 임명하지 않느냐. 지난 정부에서 시행됐던 대통령 특별감찰관을 왜 3년이 넘도록 임명하지 않느냐"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지난주 여당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인선 요구에 역으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및 청와대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원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가 전제조건을 걸었고, 우리가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공수처 출범 만큼은 야당과 협의해 진행하겠다는 김 원내대표의 약속에 대한 이행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신속한 공수처 출범을 위해 야당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오래 미뤄진 공수처 설치 근거법이 20대 국회에서 마련됐다"며 "그 법에 따른 공수처 설치가 마냥 지연되고 있다. 법에 따라 공수처가 설치되고 가동되기를 바란다"고 야당에 협조를 촉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2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09.07. photo@newsis.com


여당 지도부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부동산 임대차 3법 처리과정에서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피하고 새로 취임한 이 대표가 강조하는 '원칙 있는 협치' 기조를 지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민생법안과 내년 예산 등 산적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도 여야 대치를 유발할 사안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도부 기조와는 별도로 법사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속속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며 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당 몫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내지 않아 두 달 가까이 공수처가 틀어막히자 칼을 빼든 셈이다.

법사위 소속 박범계 의원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장이 10일 이내의 기한을 정해 각 교섭단체에게 위원을 추천하도록 통고하고, 해당 기간 내에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교섭단체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조직법 상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해당 교섭단체 추천으로 갈음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하는 것이 골자다.

이 경우 국민의힘이 자당 추천몫 후보추천위원을 내지 않아 사실상 공수처를 인선 단계에서 막아서왔던 것이 원천 차단된다.

박 의원은 야당의 추천위원 구성 보이콧을 '권리 포기'로 규정하면서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 등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스스로의 권리 포기 행위 및 법상 의무 불이행 등에 의해 위원회의 구성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백혜련 여당 간사를 비롯한 법사위 위원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수처장 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 추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8.24. photocdj@newsis.com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내주 중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백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위원 추천이나 추천위원회 단계에서 시간을 끄는 것을 방지하는 쪽으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절차적인 꼼수를 부리는 걸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민 의원도 앞서 '여야 각 2명'인 추천위원 몫을 '국회 몫 4명'으로 바꿔 야당이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추천위를 무력화시키지 못하게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백 의원은 "원내 지도부와는 별개로 법사위는 법사위대로 개별 의원들이 절차에 따라 법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도 "이는 지도부와 별개"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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