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미국에 '화웨이 수출' 특별허가 요청

김영민 2020. 9. 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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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를 상대로 화웨이와 반도체 거래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발효될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제재안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장비가 들어간 모든 반도체(칩)는 미국 정부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만 화웨이에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에 거래허가 요청…가능성은 희박
9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추가 제재 이후에도 화웨이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등) 판매를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화웨이와 거래를 재개하려면 미국 정부의 특별 라이선스(면허)가 필요하다.

삼성과 하이닉스에 앞서 미국 D램 업체 마이크론도 지난달 미 행정부에 같은 내용의 요청을 했다. 이들 3개 업체는 전 세계 D램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는 ‘빅 3’ 업체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의 승인이 단기간에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 뒤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압박 정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D램 업체가 화웨이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중국 정부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이들 3개 업체를 대상으로 D램 가격을 담합했는지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일부 언론에선 과징금 규모가 최대 80억 달러(약 9조원)에 이를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중국 당국의 처분이 나오지 않았지만,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국내 업체 두 곳도 과징금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OLED 패널도 제재대상에, 구동칩 때문
반도체 업체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도 일단 오는 15일에 맞춰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DDI)도 미국산 장비·소프트웨어(SW)를 쓰지 않고선 양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화웨이가 공개한 신작 스마트폰 '메이트40 프로'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화웨이 발 매출이 감소하더라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의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틱스(SA)는 최근 분기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의 내년 스마트폰 점유율이 4.3%까지 떨어질 수 있지만, 오포·비보·샤오미 등 다른 중국 메이커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산 스마트폰의 전체 시장 파이는 유지하면서 중국 업체 간 시장점유율이 이동하는 ‘리밸런싱’이 발생할 것이란 취지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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