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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거부" 갈라진 의대생들..정부는 추가접수 불가 고수

김서영 기자 입력 2020. 09. 0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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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본과 4학년 81% "단체행동 반대"..사분오열 의대협
복지부 "형평에도 위배..응시 의사 없인 구제책 마련 어려워"
국민 52%가 "구제 반대"..청와대 반대청원도 48만명 넘어

[경향신문]

국시 둘째날…고사장 입실 전 발열체크 2021학년도 제85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고사 둘째날인 9일 서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관계자가 응시생 발열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민 동의와 의대생들의 응시 의사 없이는 의사 국가시험(국시) 미응시자 구제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대생 차원에서 시험에 응시하겠다는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국시 거부 사태 해결의 물꼬를 트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국시 추가 접수는 국민 동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정부로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9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손 대변인은 “국시는 수많은 직종과 자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기 때문에 (추가 접수는) 형평과 공정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의대생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국시 응시를 취소한 데 따라 올해 응시율은 14%에 그쳤다. 국시 둘째날인 이날도 전날에 이어 6명만 참석한 가운데 시험이 치러졌다.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국시 거부를 두고 상반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입장이 갈리고 있다. 국시 거부를 주도하고 있는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7~8일 회원 1만5860명을 대상으로 ‘국시 거부에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81.22%가 찬성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대 의대 학생회가 재학생 7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국시 거부와 동맹휴학 등 단체행동을 지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답변이 70.5%를 차지했다. 당장 국시를 치러야 하는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의 경우 81%가 단체행동에 반대했다.

의대생들의 공식 입장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을 경우 정부로서도 해결책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단 학생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하는 것이 전제다.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제시한다면 정부와 적극 논의해보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의대협은 9일 오후 40개 의과대학 본과 4학년 대표로 구성된 국시 응시자 대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집단행동 유지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에 나선 것이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오늘 따로 의결사안은 없을 예정이다. 내일 임시회의에서도 의결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의대협은 지난 7일 “국시 거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책임은 이제 온전히 우리의 몫”이라고 밝힌 이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정부가 이미 국시 접수 기한과 시험 시행일자를 미뤄준 바 있어, 더 이상 구제해줘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의대생 구제에 반대한다’가 52.4%로 찬성(32.3%)보다 높았다.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에는 이날 오후 4시 현재 48만6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날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정부·여당 간 합의문을 두고 의대생 등이 집단행동을 거두지 않자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말씀을 드린다”는 서신을 회원들에게 보냈다. 다만 최 회장은 “(국시 거부 구제책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정부도 여당도 공식적으로 문서로 약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의사파업 사태는 전공의들이 전원 복귀하기로 결정하며 일단락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신임 비상대책위원회가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단체행동 재개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의결권을 행사한 105표 중 93표가 정상 근무와 팻말 시위를 하는 수준의 1단계 단체행동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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