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걱정왕', 코로나 확진자 젤 적은데도 걱정은 14개국 중 1위

박현영 2020. 9. 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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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퓨리서치센터, 한국 등 14개국 조사
韓 89% "감염병은 국가 중대한 위협" 응답
코로나 확진·사망자 수는 한국 가장 적어
세계경제 걱정도 1위 "자국 경제 나빠서.."
한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 근로자와 자원봉사자들이 공원 시설을 소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인이 주요국 가운데 코로나19 등 감염병 걱정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한국을 비롯한 미국·프랑스·독일·영국 등 주요 14개국 국민 1만42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다.

퓨리서치센터는 기후변화, 감염병 확산, 테러 등 글로벌 이슈 9개 항목을 각국 국민이 얼마나 위협으로 느끼는가를 평가했다. 'OOO이 국가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응답 비율을 국가별로, 항목별로 집계했다.

감염병 걱정 가장 많이 하는 한국.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인 10명 중 9명 가까이(89%)는 감염병 확산이 국가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일본(88%), 미국·스페인(78%), 영국·프랑스(74%), 이탈리아(69%) 순으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컸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와 감염자가 가장 적은 한국이 코로나19를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 421명, 사망자 수는 7명이다.

코로나19를 큰 위험으로 인식하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 덕분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현저히 적은데도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큰 것일 수도 있다.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미국(인구 100만 명당 1만9658명)과 스페인(1만1431명)은 한국보다 코로나19를 중대한 위협이라고 보는 비율이 12% 포인트나 작았다.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법회에 참석중인 신도들의 모습.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만큼 한국인들은 개인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병 걱정은 소득 수준이나 교육 정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다만 대부분 국가에서 대체로 여성이 남성보다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의 걱정거리 1위는 기후변화였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는데도 자국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감염병 확산보다는 기후변화를 더 많이 꼽았다. 벨기에·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스웨덴 7개국은 기후변화를 자국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봤다.

조사 대상 9개 항목은 ①기후변화 ②감염병 확산 ③테러리즘 ④해외 사이버 공격⑤핵무기 확산 ⑥세계 경제 상태 ⑦세계 빈곤 ⑧국가나 민족 간 오랜 갈등 ⑨난민이나 이민 등 국경을 넘는 대규모 이동이다.

이 가운데 5개 항목에서 한국의 걱정 수위가 가장 높았다. 한국인은 감염병 확산, 해외 사이버 공격, 세계 경제 상황, 국가나 민족 간 갈등, 난민·이민을 나라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1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세계 경제에 대한 걱정도 가장 많아.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계 경제 상황의 경우 10명 중 8명 넘게(83%) 걱정했다. 미국(55%)이나 독일(45%)은 물론 14개국 중간값(58%)보다 월등히 높았다. 2018년 74%에서 급격히 올랐다. 퓨리서치센터는 "자국 경제가 좋지 않거나 자국 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세계 경제 상태를 주요 위협으로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확산을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응답은 일본(87%)이 가장 많았고, 한국(79%)이 뒤를 이었다.

조사는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국가별로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전화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지역에 따라 ±3.1%포인트에서 ±4.2%포인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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