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경찰 출석조사만 받아도 '입건' 된다

김남이 기자 2020. 9. 1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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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범죄와 관련이 없어도 검찰이나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피의자' 신분이 된다.

새로운 검·경 수사준칙에 '입건'(수사개시) 기준이 신설돼서다.

검사나 경찰이 실질적 수사행위를 하면 의무적으로 입건하도록 한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추진단은 피혐의자를 입건해 사법절차의 테두리 안에 두고, 검찰과 경찰의 내사를 통제하는 방법의 하나로 수사개시 기준을 법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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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범죄와 관련이 없어도 검찰이나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피의자' 신분이 된다. 새로운 검·경 수사준칙에 '입건'(수사개시) 기준이 신설돼서다. 새 기준에서는 악의적인 진정으로 내용 확인을 위해 경찰서에만 가도 입건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무분별한 내사를 막고, 피혐의자를 입건해 사법절차 내에서 보호하자는 의미에서 입건 기준을 새로 마련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무분별하게 피의자를 양산할 수 있어서다.

검·경 수사준칙에 '입건' 의무 기준 신설...출석조사만 받아도 '피의자'

10일 법무부에 따르면 입법 예고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에 관한 규정’에는 수사개시 통제 규정(제16조)이 신설됐다. 기존에 수사준칙을 다룬 법령에는 없던 부분이다. 오는 1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뒤, 절차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서는 피혐의자에 대해 △수사기관 출석조사 △피의자신문조서의 작성 △긴급체포 △체포·구속영장의 청구 또는 신청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 제외) 청구 또는 신청 등을 하면 바로 입건하도록 규정했다.

검사나 경찰이 실질적 수사행위를 하면 의무적으로 입건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는 출석조사를 받아도 수사관이 조사자가 범죄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입건하지 않을 수 있고, 내사 종결을 할 수 있다.

‘내사’는 범죄에 관한 정보 취득이나 익명의 신고·진정, 풍문 등을 듣고 수사기관 내부에서 행하는 조사활동 중 하나다. 범죄사건부에 등재돼 사건번호가 부여되는 ‘수사’와는 다른 개념이다. 입건은 정식 수사 개시의 단계다. 입건되면 피혐의자는 피의자가 된다.

기존에는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할 때에 수사를 개시한다’고 입건의 기준을 간접적으로 정의했다. 입건될 경우 해당 사건은 반드시 검찰에 넘겨 기소, 불기소의 처분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내사는 이런 절차에서 자유로워 내사 범위를 알기 힘들고, 내사 결과를 통지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추진단은 피혐의자를 입건해 사법절차의 테두리 안에 두고, 검찰과 경찰의 내사를 통제하는 방법의 하나로 수사개시 기준을 법안에 넣었다.

악의적 진정, 명의도용으로 피의자 될수 있어...입건되면 수사경력자료에 기록 남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대검찰청(왼쪽)과, 서초경찰서의 전경. /사진=뉴스1
하지만 일선 경찰에서는 ‘피혐의자의 출석조사’를 바로 입건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분별한 피의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죄 관련성이 없거나 악의적 진정사건의 피혐의자라도 출석조사만을 이유로 무조건 강제 입건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2019년 검찰에 접수된 진정사건(3만5228건) 중 입건은 0.24%에 불과하다.

형사사건에서 자신도 모르게 연루되는 예도 있다. 인터넷 거래 사기의 경우 남의 아이디를 도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확인을 위해 아이디 주인을 경찰서로 부른 경우에도 개정안에 따르면 입건 처리된다.

또 가출 사건에서 가출인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출석조사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람들도 무조건 입건이 될 수 있다. 피의자가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것이다.

입건되면 공무원의 경우 소속기관에 10일 내에 통보해야 한다. 또 무혐의처리가 돼도 수사경력자료에 기록이 남는다. 피의자로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경찰이 방문조사를 해야하는데 업무량이 많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출석조사만으로 입건하는 것은 부당하고, 피의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설된 내사 종결 시 사건관계인에게 통지하는 방식으로 무분별한 내사를 통제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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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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