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아들 군대 안갈수 있는데 갔다? "재검 받아도 현역 갔다"
“아들이 군 입대 1년 전에 무릎 수술을 했다. 신체검사를 다시 받았더라면 군 면제될 상황이었지만 아들은 군에 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난해 12월 30일 인사청문회에서)
“군에 안 갈 수 있는 사람인데도 군에 갔다는 사실 자체가 상찬되지는 못할망정 문제 삼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일 국방위 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군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여당과 여권 지지자들은 서씨가 면제를 받을수 있었지만 입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선 “상찬(기리어 칭찬함)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9일 "서씨의 변호인단이 공개한 의무기록을 살펴보면 애초부터 군을 면제받기는 힘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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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검사 다시 받으면 면제?
서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6일 서씨의 병가 관련 의무기록을 공개했다. 변호인단이 내놓은 의무기록에는 서씨가 군 입대 전 받은 왼쪽 무릎 수술 기록이 포함돼 있다. 당시 변호인단은 “서씨는 입대 이후 왼쪽 무릎뿐만 아니라 오른쪽 무릎마저 통증이 심해지자 진료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수술기록에 따르면 서씨는 입대 1년 7개월 전인 2015년 4월 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당시 진단명은 ‘슬개골연골연화증(Chondromalacia patella)’과 ‘추벽증후군(Plica Impingement)’으로 기록돼 있다. 수술 중 특이사항은 ‘없음’으로 적혀있다.
이에대해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추벽증후군은 무릎 관절 바깥쪽에 있는 막(추벽) 같은 것이 무릎 관절 사이에 끼면서 연골에 자극을 줘 통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라며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에 추벽이 낀 상황에서 무릎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연골이 닳아 연골연화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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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면제 사유 아니다”
문제는 서씨가 입대 전 수술 받은 질병은 군 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무청에서 신체검사 시 등급 판정의 기준이 되는 ‘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에 따르면 ‘슬개골 연골연화증’에 부여하는 등급은 증상에 따라 3·4·7급(전시 제외)으로 나뉜다.
‘경도’(가벼운 정도)일 경우 3급 현역 입대 대상이며, ‘중증도’(상태가 심한 정도)일 경우 4급으로 분류해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하게 된다. 신체검사 당시 ‘이학적 소견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면 재검사를 받는 7급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이후에도 민간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소견서를 제출하면 군의관이 소견서를 참고해 3급 또는 4급 판정을 내리는 게 보통이다. 서씨의 질병으로는 애초부터 군 면제에 해당하는 6급 판정을 받기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병무청 측 역시 “신체등급 부여는 ‘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이라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히 부여된다"며 "슬개골 연골연화증으로는 해당 기준에 따라 군 면제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서씨가 재검을 받았어도 “보충역에 해당하는 4급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A씨는 “젊은 층에서 중증도 이상의 연화증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 경우에는 무릎을 구부리면 극심한 통증이 수반돼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형외과 전문의 B씨는 “연골연화증과 추벽증후군의 경우 무릎 관절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이용하는 관절경 수술을 하게 된다”며 “사람마다 구체적인 증상이 달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보통 수술 시간이 한 시간도 안 되는 경미한 수술로 수술 후 최대 6주 뒤면 무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씨가 군을 면제받았을려면 수술기록에 명시된 진단명 외에 또 다른 질병이 있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병무청 측은 "신체검사 당시 병역 판정 전담의사 소견에 따라 면제 사유에 해당하는 다른 합병증이 있다면 6급 면제 판정을 받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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