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찬스'에 분노 폭발..20대 文지지율 1주만에 10%P 추락

위문희 2020. 9. 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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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특혜 복무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층이 대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 대통령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9월 첫째주 20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40%에서 10% 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4% 포인트,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2% 포인트 하락했고, 30대와 50대에선 각각 4% 포인트와 2%포인트 반등했다.

20대의 지지율 30%는 최근 6개월 동안 발표된 조사에서 가장 수치다. 최근 휴가 연장 의혹이나 자대 배치, 통역병 선발 청탁 등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논란이 확산된 시기와 맞물린다.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는 정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실시된 8월 둘째주 조사에서 지지율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시나 취업 분야에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20대 지지율은 요동쳤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를 둘러싼 교육 관련 특혜 논란과 올해 6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병역 불공정 문제까지 불거지자 20대 사이에선 낙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 9월 첫째주(30%) 20대 지지율은 인국공 사태가 불거진 6월 넷째주(41%)보다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목표를 정해놓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자꾸만 공정성 문제가 터져나오니, 내가 꿈꾸는 곳에 가더라도 공정하지 못한 일이 일어날까 두렵다”며 “대통령 취임 연설 중에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을 이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20대 남녀 대통령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국갤럽 월별 발표에서 지난 7월 16%포인트 차이까지 좁혀졌던 20대 남성과(35%)과 20대 여성(51%)의 지지율 차이는 지난달 각각 20대 남성은 29%, 20대 여성은 51%로 22% 포인트 차로 다시 벌어졌다. 병역 이슈에 20대 남성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이야기다.

야권에선 “추 장관의 ‘엄마찬스’는 조 전 장관 ‘아빠찬스’의 데자뷔”(7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란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인국공 취업을 준비 중인허모(27)씨도 “20대가 중시하는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자꾸 퇴색되는 것을 목격하니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도 바닥났다”며 “조 전 장관 사태가 다시 떠오른다”고 말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집권세력이 생각하는 정의나 공정에 대한 개념이 20대가 느끼는 감성하고 접점이 아주 작아진 것 같다”면서 “지금의 20대는 예를 들어 ‘다 같이 진흙탕에서 구르는 것은 괜찮다. 대신에 한놈도 예외는 없어야 한다’는 사고가 아주 강하다”고 말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20대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추 장관은 합법이냐 불법이냐를 따지는데 그것은 공정하고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부모로서 그럴 수 있다’는 해명 역시 공감보다 반감을 부르고 있다"며 "추 장관 문제는 조국 전 장관에 이어 누적의 느낌이 있다. 두번째니까 더 화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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