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國 장관 모인 자리에서 폼페이오·왕이 공개 충돌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입력 2020. 9. 11. 03:05 수정 2023. 12. 8. 17: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중국해·홍콩보안법 놓고 설전

미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9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주최로 17국 외교장관들이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공개 충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화상회의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EAS 회의는 아세안 10국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7국이 참여하는 다자 회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일(현지 시각)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회의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 공산당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몇몇 아세안 국가, (또 다른) 여러 국가와 미국은 의견을 같이한다”고 했다. 또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2016년 국제 중재 재판소 결정을 언급하며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불법”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거론하며 “(이에) 우려를 표시하는 여러 국가와 뜻을 같이했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미국이야말로 남중국해 군사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평화를 해치는 위험 요소”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비행기 3000대와 군함 60여척을 보내 남중국해에서 무력을 과시했다”며 “미국의 이런 행위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듯 “EAS 회의는 다른 나라의 정치제도를 공격하는 무대가 돼서는 안 된다”며 “홍콩 등은 중국의 내정이며 내정 불간섭은 국제 관계의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지난 8월 30일 프랑스 순방 당시 모습. /연합뉴스 AP

왕 부장은 또 “한 나라의 정치제도가 좋은지는 다른 나라 정부나 정치인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에게 가장 큰 발언권이 있다”며 “모든 국제 여론조사의 결과, 중국의 집권당과 정부에 대한 중국인의 지지도는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파산한 전체주의 신봉자”라고 규정하고 “중국 공산당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중국인만의 임무일 수 없다”며 각국에 반중(反中) 전선 동참을 촉구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