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 삼성 QD-OLED 어쩌나

김성민 기자 입력 2020. 9.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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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13兆 투자하는데 생산 단가 OLED의 2배 넘어

삼성디스플레이가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해 개발·생산하겠다고 한 ‘QD(퀀텀닷 입자를 활용한) OLED’가 ‘계륵(鷄肋)’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에서 철수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QD-OLED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높은 생산 단가와 기술 안정화 문제 등으로 선뜻 구매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QD-OLED를 탑재한 TV 출시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TV 패널 물량의 30~40%를 공급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집안 식구인 삼성전자한테서도 외면받게 되면 QD-OLED의 시장 안착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다.

QD-OLED 개념도

◇ “게임체인저 되기엔 역부족”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OLED는 파란빛을 내는 블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발광원으로, 그 위에 퀀텀닷 컬러 필터를 얹어 색 재현력을 높인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1일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QD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중에 65인치 QD-OLED 패널을 월 3만장 생산하고 2025년까지 생산량을 점차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QD-OLED가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쫓아오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기엔 역부족이란 시각이 많다. 우선 생산 단가가 높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월 65인치 4K TV 기준 LCD의 평균 생산 단가는 336달러, LG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 단가는 950달러다. 하지만 QD-OLED의 초기 생산 단가는 2092달러에 달한다.

초기 생산량과 수율(전체 생산 제품 중 합격품 비율) 문제를 극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OLED는 TV용 대형 패널로 만드는 기술이 매우 어렵고 불량률도 높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데 3년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상반기부터 QD-OLED 패널을 양산할 것으로 봤지만, 하반기로 늦춰지는 분위기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하반기 제품이 나온다고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바로 양산체계를 갖춰 수익을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 “대형 고객사 확보에 사활”

더 큰 문제는 고객사 확보에 있다. 지난달 베리 영 국제OLED협회장은 ‘디스플레이데일리’라는 매체에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글을 기고했다. 삼성전자가 현재 판매하는 TV 라인업을 고려할 때 QD-OLED TV가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공공연히 “OLED는 번인현상(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이 있어, OLED TV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QD-OLED를 채택하는 순간, 스스로 이 말을 깨는 격이 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현재 LCD 기반의 QLED, 마이크로 LED TV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며 “OLED 기반의 QD-OLED 제품으로는 굳이 가지 않겠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고객사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와 소니, 파나소닉에 10인치짜리 QD-OLED 시제품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새 납품처를 찾아, 중국 TV 업체 쪽도 기웃거린다”는 말도 나온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사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삼성전자 같은 대규모 고객 확보와 생산 물량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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