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베이비뉴스

작년 국외입양 100% '미혼모 아동'.. 국가는 어디 있나

이중삼 기자 입력 2020.09.11. 12:15 수정 2020.09.21. 15:14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현장] 9일 제1회 입양진실의날 국제컨퍼런스 온라인 개최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외입양은 100% 미혼모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강정은 사단법인 두루 소속 변호사.자료사진ⓒ베이비뉴스

"지난해 대한민국 국외입양은 100% 미혼모 아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현재 진행 중에 있습니다."

지난 9일 '입양 정의를 말한다 : 기록과 정체성'이란 제목으로 개최된 제1회 입양진실의날 국제컨퍼런스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강정은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의 말이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날 컨퍼런스에서 강 변호사는 '아동 최상의 이익을 위한 입양제도의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국내외입양의 현실을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2019년 입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입양(704명) 중 317명(45%)이 국외입양이었다. 특히 국외입양의 100%는 '미혼모 아동'이었다. 강 변호사는 "아동 자신이 태어난 가정에서 잘 양육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국가책임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입양도 미혼모 아동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입양은 387명으로 미혼모 아동이 329명(85%)이었다. 다음으로 유기아동 51명(13.2%), 가족해체 등 7명(1.8%) 순이었다. 

강 변호사는 "국외입양의 100%가 미혼모 아동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부모의 상황으로 인한 차별은 아닌지, 입양절차에 아동의 의견표명과 참여가 존재했는지 국가에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아동 또한 기본권의 주체로 본다. 강 변호사는 "아동은 부모와 국가의 교육·보호의 단순한 대상이 아닌, 독자적인 인격체"라며, "헌법 제10조에 따라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외로 입양되는 아동은 입양되는 국가의 국적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는 재외국민에 해당한다"며 "이는 헌법 제2조 제2항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 "가정양육 지원해야 할 국가 책임,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혼모인식개선 캠페인'현장.자료사진ⓒ베이비뉴스

현행 입양 국내법은 '입양특례법'과 '민법'으로 이원화 돼 있다. 이원화 구조가 문제가 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양친이 될 자격의 차이'다.

입양특례법 제10조는 양친이 될 수 사람의 자격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양자를 부양하기에 충분한 재산이 있어야 하며, 양친이 될 사람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폭력·마약 등의 범죄나 알코올 등 약물중독의 경력이 없어야 한다.

또, 양자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그에 준하는 양육과 교육을 할 수 해야 한다 등 자격이 까다롭게 돼 있다. 

반면 민법은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에 양친이 될 사람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반입양은 미성년자의 입양에 한해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 이 때 가정법원은 양육 상황, 입양의 동기, 양부모의 양육능력 등을 고려해 입양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

강 변호사는 "아동을 입양할 때 통일되고 엄격한 입양절차를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입양특례법과 민법 입양절차를 일원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양특례법과 민법의 입양 방법의 차이는 어떻게 다를까.

먼저 입양특례법은 아동복지법 제3조 제4호에 명시된 '요보호아동'의 입양에 대한 요건 및 절차 등에 대한 특례와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양자가 되는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요보호아동은 아동으로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을 말한다. 입양특례법의 입양은 국내입양과 국외입양(국내에서의 국외입양, 외국에서의 국외입양)의 방법이 있다. 

강 변호사는 "입양특례법에 의한 입양은 학대 등으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입양기관을 통해 입양되는 경우로, 친양자입양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친양자입양은 친부모와의 관계를 끊어 입양의 흔적을 지우는 입양이다. 

민법은 요보호아동이 아닌 일반 아동을 입양하는 것으로, 입양기관을 거치지 않는다. 민법은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반입양은 친부모와의 관계가 그대로 유지 돼 성과 본이 바뀌지 않지만, 가정법원을 통해 바꿀 수 있다. 

강 변호사는 "입양 형태별 입양자 수를 보면 2018년 입양특례법상 입양은 681명, 친양자입양은 1336명, 미성년자 일반입양은 672명"이라며, "친양자 입양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 "입양 시 아동 최상의 이익 위해 고려해야 할 일곱 가지"

강정은 변호사는 입양 시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일곱 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동의 견해 ▲아동의 정체성 ▲가정환경의 보존 및 관계유지 ▲아동의 돌봄과 보호 및 안전 ▲취약한 상황 ▲아동의 건강권 ▲아동의 교육권 등이다.

특히 강 변호사는 아동의 정체성과 가정환경의 보존 및 관계유지 두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아동의 정체성과 관련해 "입양의 경우에도 아동이 모국과 원가정의 문화(언어 등)를 접하고, 관련 국가의 법과 규칙에 따라 자신의 생물학적 가족에 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아동의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가정환경 부분에서는 "가족의 분리를 방지하고 가족의 결합을 유지하는 일은 아동보호체계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아동의 의사에 반해 아동을 부모로부터 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동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끝으로 강 변호사는 향후 개선해 나가야 될 과제를 내놨다.

그는 입양아동을 위해 ▲모든 아동에 대한 통일되고 엄격한 입양절차 적용▲입양특례법과 민법 입양 절차 일원화 ▲국내외 입양 모두 공공기관에 의한 엄격한 절차 진행 ▲입양인의 정체성을 알 권리 보장 ▲입양기관을 통한 입양에서 파양사유 축소 ▲원가정양육우선의 원칙 실천 등 아동 최상의 이익을 실천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한편, 2006년 정부는 입양문화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제정했다. 하지만 국내외입양인과 친생가족, 미혼모 등 당사자 단체들은 입양에 대한 성찰과 정립을 촉구하는 의미로 2011년부터 9년간 '싱글맘의 날'로 기념해왔다.

이후 정부는 입양의 날 하루 전인 5월 10일을 '아동을 원가정에서 양육하는 것이 입양보다 우선'이라는 가치를 담아 지난해 '한부모가족의 날'을 제정했다. 당사자 단체들은 한부모가족의 날 제정을 싱글맘의 날 운동 성과로 보고, 이들은 올해부터 입양의 날을 '입양진실의 날'로 재명명했다.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입양의 날인 지난 5월 1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을 연기해 지난 9일 열렸다.

제1회 입양 진실의 날 국제컨퍼런스는 국회의원 정춘숙・최종윤・서영교・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325KAMRA(해외입양인연합), TheRUTHtable,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인트리, 미혼모협회아임맘, (사)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사)뿌리의집이 주최했다. 입양인 당사자단체인 KARMA, Change와 국내입양인연대, 친생가족모임민들레회, 기독여민회가 네트워크단체로 참여하며, 영국 국제엔지오인 Family for Every Child가 공식후원하고, 에퀴코리아가 통역후원으로 참여했다. 이 행사의 주관은 (사)뿌리의집과 (사)한국미혼모가족협회가 맡았다.

포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