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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해보니 가짜뉴스"라지만..민주당의 깊어가는 고민

조태흠 입력 2020.09.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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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을 둘러싼 의혹을 차단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목소리는 오늘(11일)도 이어졌습니다. 추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야당의 의혹 제기를 확인해보니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절차적·법적 문제를 떠나, 의혹에 대응하는 방식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시각도 당내에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점만 강조하면 국민의 시각과 괴리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어젯밤(10일) 방송뉴스에 출연해 관련한 질문에 "국무위원 자녀 문제로 국민에 심려를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참 민망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사실관계 확인해보니 가짜뉴스"

민주당 김종민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장관 아들은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승인을 받아 휴가를 다녀온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해보니, 현재까지 나온 거의 모든 의혹은 거의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신원식 의원의 (과거) 군대 부하가 허위사실을 폭로한 것을 녹취록이라고 흔들어댄 것", "신 의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메신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염태영 최고위원도 "언론의 정치화, 편향된 시각의 왜곡·비틀기, 야당의 정치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조국 전 장관 때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대다수의 언론은 사실보다 예단으로, 취재보다 추리로 기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확인을 해보니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허위사실을 기반으로 한 야당의 정치공세와 편향된 언론의 확대 재생산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시각입니다.

추 장관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설훈 의원은 오늘 YTN라디오에서 "추 장관 아들의 내용을 쭉 들여다보니 결론은 '참 억울하기 짝이 없게 당하고 있구나'"라며 "결국은 추 장관을 끌어내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덮어씌우기가 성공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경협 의원도 SNS에서 "아무거나 가족 관련 의혹 제기해서 검찰 수사 들어가면 이해충돌로 몰아서 사퇴하면 끝?"이라며 "법무부 장관 갈아치우기 참 쉽죠?"라고 했습니다.

■ "추미애 장관의 태도는 문제"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와 당의 대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부 여론은 '소시민의 자녀라면 전화 한 통으로 군대 병가를 연장할 수 있었겠느냐'를 묻는데, 당내에서는 '절차적으로만 문제없으면 다른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식의 목소리만 들린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오늘 최고위원회의 뒤 비공개회의를 열어 이 같은 문제를 따로 논의했습니다.

복수의 최고위원들은 통화에서 "몇몇 최고위원이 추미애 장관의 태도에 대해 지적했다"면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국민들 보기에 태도가 조금 그랬던 것 같다. 좀 겸손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민 정서와 괴리되지 않게 잘 풀어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 "법적으로는 문제없어도 국민들 보시기에는 불편한 게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만 맞다고 우기는 것도 이상하고 너무 송구하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고민을 나타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의 재선의원은 "추미애 장관이 좋은 장관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그 자체가 정의롭다고 변론하는 건 나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으로 법무부 장관이 물러나거나 검찰개혁이 더디게 가서는 안 된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검찰개혁에 매진하자고 하는 게 본질적인 대응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추 장관이 여기서 밀릴 경우 검찰개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 왜 시비를 삼느냐'는 식의 대응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러다 보니 일부 여론의 시각과 괴리가 생긴다는 해석인 것입니다.

한편, 국민의힘이 추 장관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라는 데는 당 지도부도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비공개회의에서) 김종민 최고위원의 발언 배경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고, 앞으로 그 발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세균 총리 "국민에 심려 끼쳐 참 민망"

이런 가운데 정부·여당 인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 발언도 나왔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젯밤 한 방송뉴스에 출연해 관련한 질문에 "제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 생각이 중요하다"면서 "국무위원의 자녀 문제로 국민에 심려를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참 민망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원칙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것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민주당은 야당이 공격하니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총리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뭐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 말 그대로 민망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 추 장관에게 이와 같은 뜻을 전한 일은 없다면서 "뭐가 나와야 이야기를 할 텐데, 검찰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 상식적인 이야기를 (민주당) 대신해줬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어제 정 총리 발언에 대한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과 상의하거나 당의 전반적인 기류와는 관계없는 총리의 원론적인 발언이었다는 뜻입니다.

조태흠 기자 (jote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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