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운다.."깨지고 무너졌지만 복구는 깜깜"

류재현 2020. 9. 1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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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경북 동해안을 강타하면서 울릉도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섬이다 보니 복구작업 하기가 여러 면에서 더 어려운데요,

류재현 기자가 피해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울릉군 남양리.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했습니다.

20m 높이의 거대한 파도가 들이닥치면서 오징어 건조장이 부서져 파도에 쓸려가 버렸습니다.

주민 생계 수단이 사라진 겁니다.

여든 살 할아버지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조홍광/울릉군 남양리 : "이런 파도는 못 봤어 상상도 못 하는 거야. 이게 전부 연장을 태풍 온다고 넣어 놨는데 돌이 이런 돌이 날라와서 물이 가득 찼어."]

지난해 개통한 울릉 일주도로는 하루아침에 지름 70m가 넘는 구멍이 생겼습니다.

남양 마을과 통구미 마을을 잇는 2km 구간도 끊겨 시내버스 운행도 멈췄습니다.

무게 50톤이 넘는 테트라포드가 파도에 맞아 50m 넘게 실려 왔는데요.

당시 태풍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당장 복구할 인력도 없고 장비도 부족해 언제 도로가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심상걸/중장비기사 : "그게 지금 밑바닥까지 다 드러내야 하는데 하려면 한두 달 될 일이 아니에요. 예산이 내려온다고 해도."]

배 운항도 어렵습니다.

생필품을 실어나르는 사동항은 방파제가 200m넘게 유실돼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뱃길이 끊길 처집니다.

남양항은 기름을 실은 배가 송유관까지 접안하지 못해 울릉도 전기의 절반을 생산하는 발전소도 연료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섬을 떠받치는 기반시설의 기능이 멈춘 상황.

주민들은 재난 때마다 느끼는 소외감이 이번에는 더 크다고 호소합니다.

[이영숙/울릉군 남양리 : "동해로 빠져나간다고 해도 울릉도는 그때부터 시작이거든요. 그래도 울릉도에서는 울릉도 바람이 어떻다, 몇 미터 분다, 시설을 어떻게 해라. 자체가 보도가 없어요. 아주 무시해 버려요."]

잠정 피해 규모는 6백억 원으로 2003년 태풍 매미 때의 두 배 수준.

울릉군은 특별재난지역의 선포 기준을 크게 넘어선 만큼 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영상편집:김무주

류재현 기자 (j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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