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번째 큰 파도 오나'..겨울 앞두고 각국 대책 마련 분주

고재원 기자 2020. 9. 1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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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및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NIAID 제공

9월 들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북반구 겨울을 앞두고 '세번째 파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그 주변국으로 삽시간에 퍼진 첫 파도(제1파)와 중국이 잠잠해지니 그 외 전 세계 국가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두번째 파도(제2파)에 이어 가을과 겨울철 제3파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10일(현지시간) 올 가을과 겨울에 닥칠 대유행을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올가을과 겨울 동안 웅크린 채 잘 넘겨야 한다”며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연구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새로 업데이트한 코로나19 예측 모델에서 12월이면 미국 내 하루 코로나19 사망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3000명에 육박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온도와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과 겨울, 바이러스는 생존한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모습이다. 국립알레르기및감염병연구소 제공

이런 전망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온이 덥고 습한 여름에 잘 버티지 못하는 반면, 온도가 떨어지고 건조해지는 가을과 겨울철이 되면 더 오래 생존한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 기생하지 않으면 증식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세포 밖에 있을 때 생존하는 시간이 습도와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 습도와 온도가 높을 경우 바이러스가 세포 밖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 감기에 잘 안 걸리는 것도 동일한 원리”라며 “(침방울이 튀는) 직접전파에서는 이런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 있는데, 여름에는 표면을 만져 생기는 전파가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한림대 의대 사회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일반적으로 현재 바이러스가 퍼지기에 적합하지 않은 계절”이라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신종플루 때도 그랬듯이 계절적 요인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워드 호주 시드니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습도가 10% 떨어지면 코로나19 감염이 2배 가량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월경성 신흥 질병’ 지난달 18일자에 발표하기도 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지역에서 올해 1~5월까지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와 이 지역의 습도 데이터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9월 들어 2번 30만명 돌파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월드오미터 제공

다른 요인들도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여름철이 끝나가며 확진자가 급증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성공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국가들도 속수무책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대규모 진단 검사와 강력한 방역수칙으로 중동 지역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는다. UAE 일일 신규 확진자는 5월 중하순 1차 정점을 찍은 뒤 지난달 초순 100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한 달여간 상승 곡선을 그리는 추세다. 지난 2주새 나온 확진자가 8400명으로 누적 확진자의 11%에 달한다. 5월 22일 이후 하루 최대 신규 확진자 수도 이달 10일(현지시간) 기록했다. 930명의 확진자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옆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600명대로 늘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0일 오후 8시 30분 현재 일본 전역에서 확인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95명이다. 일본의 하루 확진자가 6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일 633명을 기록한 이후 일주일 만이다. 프랑스의 경우 일주일 사이 5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7일 이후 5만107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를 봐도 9월 들어 30만명을 넘는 게 벌써 2번이다. 이전에 전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은 적은 없었다.

프랑스 등 국가 서둘러 대규모 감염확산 준비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파리의 한 응급의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또 한번 폭발적인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각국들은 서둘러 방역강화 조치를 내리고 있다.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새로운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남유럽 7개국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르시카섬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바이러스의 진화에 적응하는 것"이라며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위생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한 조치들을 11일 주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프랑스 내 32개 학교가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상태다.

UAE 정부는 10일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켜달라면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를 더 엄격히 단속하겠다는 내용으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를 발표한 파리다 호사니 UAE 정부 보건담당 대변인은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모두의 협력과 책임감을 새롭게 다져야 할 때다"라며 "우리가 이룬 성과를 되찾아 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중국과의 국경에 특수부대를 배치하는 등 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과의 국경에서 1∼2㎞ 떨어진 곳에 북한의 특수전 부대가 배치됐다. 이들은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 오는 이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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