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이 한반도 하늘을 지킬 수 있을까 [박수찬의 軍]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F-35A를 공급하고, 대만에는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상당한 우수한 기체인 F-16V를 제공하면서 ‘저지선’을 구축했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첨단 전투기를 독자개발하는 방식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30년대 이후 4.5세대 수준의 한국형전투기(KF-X)를 실전배치할 예정인 한국이 중국, 러시아발(發) 위협에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번째 스텔스기 띄우려는 중국과 러시아
최근 중국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흥미로운 사진들이 퍼졌다. 중국 차세대 항공모함 탑재기로 거론되는 스텔스 전투기 FC-31 시제기의 시험 비행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수직 꼬리날개에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항공공업집단유한공사(AVIC) 로고가 새겨진 사진 속의 FC-31은 기존에 알려진 외형과는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FC-31은 J-20에 이어 중국이 두 번째로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다. 지난 2012년 첫 시험 비행을 했다. 해외 판매를 위해 국제에어쇼에 수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 공군에 배치된 J-20과 달리 FC-31은 정식 주문을 받지 못했다.
대신 중국 해군 항모 함재기로 거론된다. 기존 함재기인 J-15는 러시아산 수호이-33을 복제한 것으로, 기체 무게가 무겁고 기술적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FC-31의 최대 중량은 25t으로 J-20보다 12t이나 가볍고, 길이는 3m 짧다. 갑판 위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해야 하는 항모 탑재기로서 J-20보다 유리하다는 평가다.
중국은 FC-31을 수출하려는 의도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F-35를 우방국들에 판매해 군사동맹체제를 굳히는 전략을 모방하는 것이다. 고가의 스텔스기를 확보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들에게는 F-35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무기 판매에 정치적 조건을 걸지 않는 중국의 FC-31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와 F-35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수호이-57은 시리아 등에서 시험비행이 이뤄지고 있다. 개발사인 수호이측은 지난해 7월 러시아 국방부와 76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시험비행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12월에는 시험 비행 중이던 기체가 러시아 동부 콤소몰스크나아무레 산림 지역에 추락했다.
미국은 공군의 6세대 전투기인 PCA와 해군 6세대 전투기 F/A-XX를 개발 중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FCAS, 영국은 템페스트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의 선택은…스텔스냐 무장이냐
국내에서는 한국형전투기(KF-X) 시제품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3일 KF-X 시제기가 최종 조립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최종 조립에서는 제작이 끝난 전방동체와 주날개, 중앙동체와 후방동체 등 기체 주요 구성품을 결합해 가상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KF-X를 현실화하게 된다.
KF-X는 노후화된 F-4, F-5 전투기를 대체하는 개발 사업으로 8조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 공군에 120대가 배치되는 것까지 포함하면 18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사업이다.
하지만 KF-X가 실제로 활동할 2030년대에도 유용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5, 6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F-X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의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검증된 기술을 많이 채택했다.
개발이 실패할 위험은 줄어들었지만, 주변국의 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압도적인 위력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어떤 형태로든 지금보다 성능이 향상된 ‘KF-X 퓨처(Future)’가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KF-X의 성능을 어떻게 높이느냐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한번 선택하면 돌이키기 어려우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부무장창 개발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KF-X 동체 내부에 설치된 케이블 등의 배치를 조정 해야 한다. 내부 공간 배치 과정에서 항공역학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비 설정도 난제다. 무장창에서 미사일이나 폭탄이 투하되는 과정은 수많은 시험을 거쳐야 완성된다. 정부 차원의 정무적 판단이 없다면 착수조차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KF-X의 공격력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앞서고 있는스텔스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추격형’ 전략인 만큼 차별화된 요소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KF-X는 쌍발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F-15처럼 무장을 많이 장착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는 게 쉽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공군은 F-15를 개량한 F-15EX를 만들고 있다. F-15EX는 쌍발 엔진을 장착한 F-15를 개량, 최대 24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거나 28기의 SDB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3200kg 초음속 무기 탑재도 가능하다. 탐지거리가 200㎞ 이상인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도 장착한다.
F-22, F-35보다 가격과 유지비가 훨씬 저렴하면서 공격력은 막강한 F-15EX는 F-22, F-35의 무장탑재량 문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과 독일 등도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탑재한 타이푼 전투기에 AESA 레이더 장착을 추진하는 등 개량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사거리 500㎞급 공대지미사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산 공대함 하푼보다 우수한 공대함미사일과 함께 공대공미사일 개발도 계획된 상태다.
공군이 운용중인 타우러스 공대지미사일, KF-X에 장착될 미티어 공대공미사일과 함께 국산 무장을 KF-X에 잘 통합한다면, 과거 북한이 두려워했던 F-4와 유사한 개념의 전투기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와 주변국 간의 공군력 및 항공우주기술 격차는 매우 크다. 이를 빨리 메워야 하지만, 그에 필요한 시간과 예산은 충분치 않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단숨에 바로잡을 ‘게임 체인저’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KF-X 시제기 조립이 시작된 지금, 2030년대 한반도 제공권 다툼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지를 고민할 시점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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