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협력하자"에 北 무반응..美中은 '내편 만들기' 열중

최경민 이지윤 기자 2020. 9. 1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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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北 "코로나 없다" 체제선전만 열중..美中 장관 초유의 동반불참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경화 장관은 아세안 관련 회의 마지막 날인 12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2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정세, 남중국해 문제, 보건안보 및 사이버안보 등 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0.09.12. photo@newsis.com

제2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서먹하고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종료됐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남북협력'을 앞세웠지만, 북측은 아무런 반응없이 체제선전에만 열중했다.

미국과 중국의 외교부 장관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초유의 상황도 발생했다. G2는 '화상 다자회의' 보다 '우군 확보' 외교에 더욱 공을 들였다.
美, 中, 北 외교장관들 안 나왔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화상회의로 진행된 ARF에는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미국, 중국, 일본, 북한 등 27개국이 모두 참석했다.

대리 참석은 3곳이었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대신해 스티븐 비건 부장관이,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을 대신해 뤄자오후이 부부장이, 북한은 리선권 외무상을 대신해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참석했다.

북한 외무상이 2년 연속 ARF에 불참한 모양새가 됐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라는 점에 의미가 있었지만, 외무상이 연이어 외면함에 따라 그 의미가 퇴색됐다.
韓 "남북협력이 한반도 평화 초석"
강 장관은 이날 ARF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경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 간 협력은 한반도 평화의 초석"이라고 밝혔다. 방역, 보건의료, 산림, 농업기술 분야에서 남북협력 사업 제시 등 우리 정부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남북미 정상들의 역사적 합의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한 공조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 하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가 화상으로 개최된 9일 오후(한국시간)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각국 외교장관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0.09.09. photo@newsis.com
강 장관은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불신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라며 "지속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이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 남북미 정상들이 선언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北은 무반응..체제선전만 열중
우리 측의 남북협력 의지와 관련해 북측의 안광일 대사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코로나19와 관련해 "확진자가 없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침을 받아서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안 대사의 발언은 체제선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정황상 북측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최근 국회에 출석해 "북쪽에 코로나19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리 외무상의 불참, 안 대사의 반응 및 발언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여전히 북측이 '대화'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북측이 깜짝 회담에 나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를 거론하지만,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아직까지 우세하다.
미중 장관 불참, 화상회의 영향?
ARF에 미국과 중국의 장관이 모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의 경우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05년과 2007년 불참했었다. 중국의 외교부장이 ARF에 나오지 않은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란 평가다.
[플젠=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2020.08.12.

미중 외교수장들은 모두 '화상회의'가 아닌 '대면외교'를 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카타르로 향해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의 평화협상 개회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왕 위원은 러시아 등 4개국 순방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는 "화상회의의 경우 직접 접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특히 외교무대에서는 어려움이 생긴다"라며 "이번 미중 외교장관의 ARF 화상회의 불참은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면외교가 더 가치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화상' 대신 '대면'으로 우군확보
미중갈등의 영향이 아니냐는 말 역시 나온다. G2가 화상회의 대신 '우군 확보'를 위한 대면외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과 남중국해 등에서 수월하게 대치하기 위해서는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 정세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의 경우 러시아와 손을 잡고 미국에 대항한다는 계산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사진 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사진=(AFP=뉴스1)

미국과 중국이 'ARF 장외'에서 맞붙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무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시하고 "미국은 2주 전 홍콩 해안에서 중국 광둥성 해경에 체포된 민주주의 활동가 12명에 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간, 왕 위원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공동성명을 내고, 미국을 향해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선 안 되며 타국의 정치 제도와 발전의 길을 함부로 공격해선 안 된다.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패권주의를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ARF 참석국들은 '감염병 대응 협력 관련 성명'을 채택했다. 감염병에 대한 효과적 공동 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공평·공정한 백신 접근권 보장, 시장 개방 및 공급사슬 연계성 유지와 필수 인력 이동 보장 등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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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이지윤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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