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재해 땐 차례 생략..'코로나 추석' 마음이 더 중요"

김동은 기자,박동해 기자 2020. 9.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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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상에 대한 예를 지키기 위해 꼭 가족들이 한곳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통문화 관련 전문가들은 예법도 그 시대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며 형식보다는 부모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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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전문가들 "꼭 온 가족 모일 필요 없어"
"차례상은 형편에 맞게..성묘는 대표자만 해도 돼"
지난해 9월8일 추석을 앞두고 인천시 인천가족공원묘지를 찾은 시민들이 성묘를 하고 있다. 2019.9.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동은 기자,박동해 기자 = 추석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조상에 대한 예를 지키기 위해 꼭 가족들이 한곳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통문화 관련 전문가들은 예법도 그 시대 상황을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며 형식보다는 부모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조선시대에도 재해가 있는 경우 제사는 물론 차례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번 추석(차례)은 생략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국학진흥원에서 소장 중인 '광산김씨 계암일록' 등 다양한 일기 자료들을 보면 어느 시기에서나 제사나 명절을 생략했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며 "국난을 이유로 명절을 간략히 보내는 것이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김 연구원은 "예법을 다룬 고서들에서도 올바른 예의 한 유형으로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 '시의적 예'를 들고 있다"며 "큰 재난이 있는 상황에서 원칙과 규범대로 꼭 명절을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이나 비판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결국 차례나 명절은 '형식'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며 "감염병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는 거리상 가장 가까운 형제나 대표자가 하는 것이 예법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천가족공원 직원들이 9일 인천시 부평구 가족공원에서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2020.9.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도 "차례의 본질적인 의미는 조상을 기리고 현 상황에 맞춰 최대한 예를 갖추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례부장은 "예전에도 역병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차례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그럴 때 타향에 있는 사람은 고향이 보이는 방향으로 차례 시간에 맞춰 절을 하는 등 마음 속으로 예를 표했다"고 전했다.

'차례 간소화'에 대해서도 박 의례부장은 "본래 차례는 약식으로 진행되는 제례를 뜻한다"라며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물 한 그릇을 올리고 제사를 지내도 괜찮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례부장은 "성묘 또한 묘를 찾을 때 주과를 챙기고 절을 하는 등 기본적인 예법은 지켜야 하지만 반드시 다 같이 모여서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박 의례부장은 온라인을 통해 차례를 지내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라며 "오히려 전통문화를 올바르게 알고 예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구색만 맞추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례부장은 "차례는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것이 예법에 맞지만 올 추석에는 국민으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하며 "주어진 상황에 맞춰서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본질적인 차례의 의미를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추석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드리기 위해서라도 고향 방문이나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라며 "이번 추석은 멀리서 마음으로 정을 나누는 것이 오히려 효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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