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겨냥한 연합훈련에..美 요청으로 韓 구축함 2척도 참가

김상진 2020. 9. 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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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호주, 괌에서 '퍼시픽 뱅가드' 실시
지난달 림팩부터 세 차례 연속 훈련 가져
中 반발 않지만 "시 방한 관련 불만 낼 수도"
12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한국 해군,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호주 해군의 함정과 잠수함들이 '퍼시픽 뱅가드(Pacific Vanguard 2020)' 훈련을 한다고 미 제7함대가 11일 발표했다. [사진 미 제7함대]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사실상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연합해상훈련을 가졌다.

미 7함대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괌 인근 해상에서 4개국이 참가한 '퍼시픽 뱅가드(Pacific Vanguard)' 훈련이 실시됐다. 미 해군이 주관하는 퍼시픽 뱅가드는 지난해 5월 처음 실시됐다. 이후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 같은 훈련이 실시됐는데, 미국의 요청으로 한국 해군도 계속 참가해왔다.

이번 훈련엔 지난달 17~31일 하와이 앞바다에서 실시된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에 참여했던 충무공 이순신함(DDH-975, KD-2 구축함)과 서애 류성룡함(DDG-993, 이지스 구축함) 등 2척이 참가했다. 10개국이 함께 한 림팩을 마친 뒤 한국 등 4개국은 따로 지난 9~10일 괌 해상에서 '연합기회훈련'을 가졌다. 이어 4개국 함정들이 퍼시픽 뱅가드 훈련까지 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다국간 연합훈련은 자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한 국가들끼리는 한번 모였을 때 간단하게라도 기동훈련과 같은 '기회훈련'을 한 번 더 갖는다"면서 "별도로 실시된 퍼시픽 뱅가드의 경우 실사격, 대잠수함 훈련 등 보다 다양한 임무를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훈련은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간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국가들 면면 역시 심상찮다. 한국을 제외하면 모두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들이다.

'퍼시픽 뱅가드' 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배리함(오늘쪽) 등이 괌 인근 해상에서 11일(현지시간) 기동하고 있다. [사진 미 제7함대]

한마디로 중국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훈련인 셈이다. 중국은 초조한 입장이지만 공식적으로 반발하진 않는 모습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중국이 대놓고 한국에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합동작전 능력을 높이는 것이 동맹 수호의 근간인 만큼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한국 입장에선 이런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안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은 일본·호주·인도와 함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본뜬 4개국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를 창설하고, 향후 한국을 비롯한 베트남·뉴질랜드 등을 끌어들여 '쿼드+(플러스)'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한국에 대해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이런 훈련과 쿼드 참여 문제를 놓고 한국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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