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금속 전지' 수명 높인다.. 음극 기술 개발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전기자동차, 정보저장장치 등의 배터리로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의 음극소재인 흑연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 높은 리튬 금속의 내구성을 높여, 흑연 대신 음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설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종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박민식 경희대학교 교수, 김정호 호주 울런공대학교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차세대 리튬금속전지의 수명을 향상시킬 3차원 리튬저장체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ACS) 에너지 레터스'에 온라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리튬 금속을 음극소재로 활용할 경우 생기는 리튬결정 현상으로 전극의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리튬 금속은 3860mAh/g에 달하는 높은 에너지 저장용량에도 불구하고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전극 주변에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결정이 형성되면서 극심한 부피 변화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극 표면부터 내부로 들어갈 수록 리튬 이온이 금속으로 환원되는 성질, 즉 표면활성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표면 활성을 더욱 높아지도록 해, 리튬 금속이 전극 하부부터 균일하게 저장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충·방전 시에도 리튬 결정 형성이나 부피 변화가 발생하지 않아, 장기간 안정적인 성능이 유지되는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고 전했다.

연구팀 측은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와 우수한 수명 특성을 갖는 고효율 리튬금속전지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