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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 "1610건 진정 중 조사 종료 450건..활동 연장 필요"

곽희양 기자 입력 2020. 09. 14. 17:17 수정 2020. 09. 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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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89년 유모 상병은 동료 병사 2명과 함께 분대장과 다퉜다. 이 과정에서 유 상병이 총을 난사해 분대장과 병사 1명이 사망했다. 유 상병은 살아남은 A병사와 함께 수류탄 2발을 훔쳐 달아났다. 이후 두 사람 사이 다툼이 생기자 유 상병은 수류탄을 A병사에게 던진 뒤 다른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군 수사기관에 남아있는 기록이다.

‘대통령 소속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최근 이 사건을 조사한 결과 유 상병의 타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헌병대는 생존한 A병사의 총에만 발사 흔적이 있다는 총기 감정 결과를 누락했다. 시신은 유족에게 공개하지 않고 매장했다. 위원회는 당시 헌병대가 유일한 생존자이자 가해자일 수 있는 A병사의 진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자살이 아닐 수 있음을 증명할 증거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2009년 홍모 상병은 입대 50일 만에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다. 망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조현양상장애’ 진단을 받았다. 홍 상병은 동기를 폭행해 영창에 10일간 구금됐고, 풀려난 지 9일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위원회 조사 결과 그가 정신이상을 보인 주된 원인은 구타와 가혹행위로 인한 트라우마였다. 홍 상병은 사망 전 전출된 부대에서 수색·매복 등을 수행하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위원회는 14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2020 조사활동 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군 수사의 축소·은폐 등으로 사인이 바뀌거나 군 복무 관련 스트레스로 자해 사망한 사례들이다.

2018년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그해 9월 출범한 위원회는 1948년 11월 창군 이후부터 2018년 8월까지 발생한 사건을 다룬다. 위원회는 1610건의 군 사망사고 진정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조사 종료 사건은 450건이며, 이 중 진상규명 조사를 끝내고 의결된 사건은 223건이다. 현재 본 조사 703건과 본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조사 457건을 진행하고 있다. 의결된 사건의 경우 국방부와 경찰청, 법무부 등에 순직재심사, 제도 개선, 사망보상금을 통한 구제요청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설립 근거를 담은 특별법에 따라 임기 3년이 되는 내년 9월 활동을 종료한다. 하지만 이날까지 접수된 나머지 사건을 조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활동기간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진정된 1610건은 특별법 제정 당시 목표했던 예상건수를 훨씬 웃돈다”며 “2006년부터 4년간 활동한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된 600건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 개정을 통해 충분한 조사활동이 보장되도록 국회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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