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데일리

화웨이 오늘부터 어디서도 반도체 못 구한다..中 반도체 굴기 '빨간불'

신정은 입력 2020. 09. 15. 12:01 수정 2020. 09. 15. 21:34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15일부터 미국 상무부 승인받아야
中매체 "한국, 일본, 대만 기업에도 영향"
화웨이, 재고 부품으로 버티며 독자 OS 매진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플래그십스토어.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섰다. 미국정부 제재조치로 인해 반도체 공급이 끊어짐에 따라 제품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중국 반도체 회사들을 추가 타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반도체 굴기’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존폐 기로에 선 화웨이

미국 상무부 공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부터 전세계 기업은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제품이나 부품, 소재 등을 화웨이나 그 자회사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웨이 입장에서 가장 타격이 큰 부분은 중국 내 시장에서 조달이 쉽지 않은 반도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승인 가능성이 불투명한 만큼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망이 사실상 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D램·낸드플래시를 비롯한 사실상 모든 반도체를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는 앞으로 이동통신 기지국,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中芯)국제집적회로(SMIC)에도 칼날을 겨누고 있다. 아직까지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SMIC까지 제재한다면 중국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반도체굴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 일본, 대만 기업도 영향”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미국의 제재를 비난하면서 한국, 일본, 대만 등 많은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매체 지진바오(基金報)는 이날 화웨이와 거래 중단으로 인한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의 손실이 2조8000억엔(약 3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인용하며 “반도체는 국제적으로 고도로 분업화한 산업”며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대만과 일본, 한국 등 반도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지난 11일 샹리강 베이징 정보소비연대 사무총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한국 기업이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장기간 중단한다면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지연시켜 장기적으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로서는 주요 고객사가 이탈한데 따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화웨이 매출 비중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중국, 반도체 기업 전폭 지원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사전에 비축해 놓은 재고 부품으로 버티면서 미국 제재에 맞서 독자적인 운영체계(OS) 개발에 매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최근 협력 업체들에 미국 제재 발효 전까지 최대한 많은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가 최대 2년치 반도체 재고를 비축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화웨이는 올 연말 독자 개발한 OS 훙멍을 공개하고, 내년부터는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축 부품이 동난 이후 화웨이의 미래가 불투명한 데다가 자제 개발한 OS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진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마련하는 등 ‘반도체 굴기’를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야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15년 이상 사업을 해온 반도체 제조기업이 회로선폭(회로 간 거리) 28㎚(나노미터·100만분의 1㎜) 혹은 더 고도화한 공정을 적용할 경우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기술력이 가장 앞선 SMIC와 화훙(華虹)이 이번 세제 감면 정책의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미중 간 기술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더 많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중 디커플링은 중국 기업의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술 기업들도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 미국 5대 반도체칩 기업들은 매출의 25%에서 5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신정은 (hao1221@edaily.co.kr)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