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키우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즐거움입니다"

정석우 기자 입력 2020. 9. 16. 09: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3]
① 31초 영상제 최우수상 수상작 ‘소중한 가족’ 영상의 한 장면. ② 다섯째 딸 만삭 사진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김언정씨 가족. ③ 신지혜·시모네 카레나 부부의 영상 ‘2+3=1’(우수상) 한 장면. ④ 영상 ‘설탕 한 스푼’으로 대상을 받은 김태욱·장귀희씨 부부가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마스크를 쓴 채 아들과 볼을 맞대고 있다. ⑤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3’ 행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한 전문가 강연이 스마트폰을 통해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되고 있다. ⑥ 31초 영상제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⑦시상식은 칸막이 설치, 좌석 간 1m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 출품작·고운호 기자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다. 2015년 1.24명에서 매년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8년(0.98명) 1명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일보는 가족과 출산에 대한 가치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이를 통해 저출산 및 육아 문제 극복 모델을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행사를 지난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3회째인 올해 행사는 ‘아이가 행복입니다 시즌3’라는 이름으로 지난 11~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저출산 극복은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지만 아이와 가족의 행복이 소중한 가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행사 명칭을 바꿨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롯데·초록우산어린이재단·육아방송·송파구·한샘 등이 후원했다. 이번 시즌3 행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처음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전국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모든 행사는 좌석 간 1m 이상 거리 두기와 가림막 사용 등 방역 조치를 마련한 가운데 진행됐다. 당초 11~13일 사흘로 예정된 행사 기간도 이틀로 줄였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11일 환영사에서 “행사 개최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11일 오전 11~12시 롯데월드타워 잔디광장에서 열린 ’31초 영상제' 시상식과 미스터트롯 최연소 가수 홍잠언, 어린이 치어리더단 레인보우응원단의 축하 공연은 인스타그램으로 생중계됐다. 주최 측과 수상자 등 최소 인원만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을 거쳐 행사장에 입장했다. ‘아이의 행복’을 주제로 전문가 콘퍼런스, ‘우리 아이 건강하게 키우기’라는 주제로 저신장, 저체중, 비만 등에 대한 전문의 강연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됐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출산육아 정보 전시 부스를 3D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시상식의 백미는 ’31초 영상제' 수상작 발표였다. 숫자 ’31′은 엄마·아빠·아이 셋(3)이 하나(1) 된 기쁨을 즐기고 축복하자는 의미다. 아이와 행복했던 순간들을 31초짜리 동영상이나 사진에 담아 출품하는 31초 영상제에는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492건의 동영상과 795건의 사진 등 1287건의 작품이 접수됐다. 지난해보다 2.2배나 늘어난 규모다. 심사를 거쳐 7개 작품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의 영예는 동영상 ‘설탕 한 스푼’을 출품한 김태욱(40)씨·장귀희(31)씨·김도건(1)군 가족에게 돌아갔다. 설탕 한 스푼으로 밋밋한 음식의 풍미를 더하듯,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거리 두기 장기화로 무료해진 일상을 아이의 웃음으로 극복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이다. 영상 속에서 지루한 표정을 짓던 부부는 아이만 나타나면 온 세상을 가진 듯 웃으며 춤을 춘다. 살사 댄스 동호회에서 만난 부부의 코믹한 안무와 아이를 축복으로 생각하는 스토리 전개가 돋보였다.

최우수상은 다섯 남매를 둔 김언정(33)씨의 만삭 사진과 두 남매의 성장기를 담은 박창한(35)씨의 영상 등 2편이 받았다. 김씨는 “결혼 이후 거의 매년 아이를 낳아 돌 사진이 곧 만삭 사진”이라고 했다.

세 차례 유산을 거쳐 지난해 쌍둥이 형제를 얻은 장용희(39)씨의 ‘우리 집 세 남자’ 등 4편이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한국·이탈리아 다문화 가족인 신지혜(41)·시모네 카레나(51) 부부의 영상 ‘2+3=1’, 아내와 장모가 아이들을 업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는 모습을 포착한 이종익(36)씨와 할아버지 팔순 선물로 “선물은 저희예요. 술 끊으세요” 문구가 담긴 리본을 달고 사진을 찍은 깜찍한 삼 형제도 우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행사엔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박백범 교육부 차관,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 박성수 송파구청장, 배호영 육아방송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서형수 부위원장은 “저출생 문제는 정부나 가정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응원하고 지지해야 한다”며 “'아이가 행복입니다'처럼 아이와 부대끼는 기회를 늘려 자녀 키우는 것이 고난이 아니라 즐거움이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인 육아 문제를 화두로 각계각층의 지혜를 모아 해법을 찾는 ‘아이가 행복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저출산 문제는 한두 사람의 힘이 아닌, 전 국민의 지혜를 모아 우리가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야만 하는 큰 산”이라며 “일과 자녀 양육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홍준호 발행인은 “스웨덴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경험이 있다. 1999년 1.49명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을 반등(1.8명대)시켰다”며 “그 열쇠는 다름 아닌 ‘평등’이었다”고 했다. 이어 “일과 가정이 평등하게 균형을 이루자, 여성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결과를 낳았다”며 “출생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저출산에 대한 문제점을 재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