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는 무슨? 석달 밀린 1차 지원금부터 주세요" 취약계층 '성토'

고은이 2020. 9. 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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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에서 트레일러 사업을 하는 장 모씨는 지난 6월 26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신청을 완료했다. 두 달 넘게 기다린 끝에 지난 8일 '지급완료'라는 문자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통장엔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장 씨는 "문의하려고 해도 전화를 안 받고 인터넷에서도 답변을 못 받았다"며 "(정부가) 2차 지원금을 준다고 하는데 1차 신청한 사람부터 빨리 지급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여당이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사업을 포함시키며 '추석 전 지급'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아직 1차 지원금조차 수령하지 못한 고용취약계층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강릉에서 개인화물사업을 하고 있는 이 모씨는 7월 20일 지원금 신청 후 8월 25일 '14일 내에 지급될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지난 15일에서야 150만원 중 50만원만 지급받았다. 나머지 100만원에 대해선 안내받지 못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정부가 코로나19로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프리랜서와 특수고용노동자 등 고용취약계층에게 '긴급지원금' 명분으로 월 50만원씩 3달 치인 15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초 정부는 '긴급지원' 성격에 맞게 신청 이후 2주 내 지급을 공언했지만 석달째 '감감 무소식'에 발만 구르는 취약계층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 강릉에서 청소용역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 모씨는 6월 19일 신청 후 7월 16일 '지급결정'이 돼 7일 이내 입금될 것이란 문자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한 푼도 지급받지 못했다. 

1차 지원금 지급이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2차 지원금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6월 12일 신청하고 입금이 안돼 전화 150통을 한 끝에 8월 25일에 통과가 됐는데 아직도 안 들어왔다" "우리 회사에서 신청한 직원 중엔 절반도 못 받았다" "아직 1차 통보도 못 받았는데 무슨 2차 지원을 한다는 거냐"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 의원은 "의원실로 들어온 관련 민원만 수십건"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명 당 50만원씩 '추가 지원'을 해주겠다며 2차 지원금 명목으로 4차 추경안에 6000억원의 예산을 포함했다. 하지만 1차 지급도 다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2차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 측은 지급 지연과 빠른 응답이 어려운 이유로 "기간제로 고용했던 콜센터 직원 계약 기간이 끝난 데다 2차 지원금 문의까지 겹쳐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1차 지원금 신청자가 당초 정부 예측(114만명)보다 62만명 많은 176만명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더욱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청자가 쏟아지자 정부는 기존 추경 예산(1조5000억원)에 더해 예비비(4000억원)와 다른 예산(1100억원)까지 전용했다. 

정부는 1차 지원 예산 중 99.5%(11일 기준)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금액상으론 이렇지만 대상자를 기준으론 얼마만큼의 인원이 지원금을 못받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신청자 자체가 당초 정부 예측보다 많은 데다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은 경우는 중복을 막기 위해 지원액을 깎아 실제 지원 액수는 받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신청 조건을 충족했지만 아직 1차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인원에 대해 "별도로 누락 신청자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며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은 2차 지원금을 추석 전에 지급하겠다며 추경의 조속한 통과를 강조했지만 1차 지원금조차 못 받은 고용취약계층에겐 오히려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의원은 "1차 지원금 지급이 언제 완료될지 불투명한 상황인데 정부·여당은 또다시 2차 추가 지원을 운운하고 있다"며 "1차 지원금 미지급건 실태조사와 조속한 지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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