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덮친 새벽3시, 순찰 안 했다고 욕 먹은 경비원

한민선 기자 2020. 9. 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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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A씨가 태풍 '마이삭' 당시 입주민으로부터 순찰을 강요받는 등 '갑질'을 당했다고 밝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3시에 경비가 비바람 치는데 전등 들고 안 돌아다닌다', '차 빼라는 방송도 안 한다', '6시가 되니 인제야 돌아다닌다', '낙엽이 많은데 치우지도 않고 도대체 뭐를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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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A씨가 태풍 '마이삭' 당시 입주민으로부터 순찰을 강요받는 등 '갑질'을 당했다고 밝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포항 어느 아파트 주민의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해 관리실 전원 사퇴"라며 "입주민 누군지 모르지만 인성이 X"이라며 사진 2장을 첨부했다.

"온몸 파스로 도배하고 일 하는데 '도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3일 오전 경북 포항시를 강타한 제9호 태풍 마이삭 영향으로 북구 죽천리 해안가 가로수들이 뿌리채 뽑혀 쓰러져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뉴스1
첫 번째 사진은 경비원 A씨가 쓴 아파트 공지문이었다. A씨는 "태풍으로 인해 숨 쉴 틈도 없이 온몸을 파스로 도배하고 일을 하는데 정말 기가 차는 말을 들었다"며 자신이 주민들에게서 들은 말을 적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은 '3시에 경비가 비바람 치는데 전등 들고 안 돌아다닌다', '차 빼라는 방송도 안 한다', '6시가 되니 인제야 돌아다닌다', '낙엽이 많은데 치우지도 않고 도대체 뭐를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3일 새벽 '안전이 우선이니 절대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 6시쯤 순찰을 시작했다"며 새벽에 순찰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비 목숨은 10개쯤 된답니까? 태풍이 경비원 따위는 피해 간답니까"라며 "저도 한 집의 가장이고 소중한 목숨이다. 바람 불어 지붕이 떨어지는데 저희가 나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관리소에 찾아와 욕설·폭언…집게도 던졌다"
두 번째 사진은 지난 10일에 올라온 아파트 공지문이다. 공지문에는 "'마이삭' 태풍으로 인한 입주민 민원이 심각해 긴급회의 결과 전원 사퇴하고자 한다"고 적혀있다.

공지문에 따르면 한 입주민은 베란다 유리가 파손되자 당장 해결해 주지 않는다고 관리소에 찾아와서 욕설 및 폭언을 했다. 또 집게를 던지면서 "그것도 해결 못 하면 소장 그만둬라. 아파트 다 불 싸지르겠다"라고 했다.

또 공지문에는 "태풍으로 위급한 상황임에도 청소 미비 지적, 나뭇가지가 넘어왔으니 해결하라, 펜스를 높여라 등의 민원을 제기해 업무가 마비됐다"며 "입주민께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길 바란다"고 쓰여 있다.

이 사안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자, 글 작성자는 "확인 결과 관리사무소 측은 사퇴를 보류하고 태풍 피해 복구에 힘쓰겠다고 한다. 너무 좋으신 분들이다"라며 "아마 현재 비상국면이라 잠시 사태를 보류하는 게 아닐까"라고 글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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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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