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입건 되면 못 돕잖아" 합의금으로 회유 정황

손하늘 입력 2020. 9. 16. 20:37 수정 2020. 9. 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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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치킨을 배달하던 50대 가장을 숨지게 한 을왕리 만취 운전 사고와 관련해서 차량의 동승자 측이 "합의금을 대신 내줄 테니 자신이 입건되지 않도록 진술해 달라"면서 구속된 운전자를 회유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운전자는 오히려 이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시켰다고 주장하는데요, 경찰은 이 동승자한테도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인천 을왕리에서 만취운전 사망사고를 낸 가해자 일행이 숙박 업소에서 2차 술자리를 벌인 뒤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 장면입니다.

여성이 먼저 차량 운전석으로 걸어가고, 남성이 뒤따라 나와 스마트키로 차량 문을 열어줍니다.

그런데 동승자 측이 운전자 여성을 회유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시 술자리에는 운전자 여성의 오랜 지인인 30대 여성이 동석했는데, 이 여성이 사고 다음날, 가해 운전자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동승자와 적이 된다고 책임이 가벼워지는 게 전혀 없다"며, "선처를 받으려면 합의를 해야 하는데 합의를 동승자가 해 주겠다"고 회유를 합니다.

그러면서 "오빠가 만약 형사 입건이라도 되면 너를 도와주지 못한다"는 압박성 발언까지 합니다.

운전자 측은 이 문자 내역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자고 했지만 동승자 남성이 이를 묵살한 채 '네가 운전하라'고 시켰다"는 게 운전자 여성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동승자 남성은 "왜 운전대를 여성에게 맡겼는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 남성은 건설회사 임원급으로 알려졌는데, 사고 차량도 회사 소유입니다.

이 남성은 사고 직후 차에서 나와 119 신고는 하지 않고 다른 곳에 먼저 전화를 걸었었는데, 그 상대는 회사 변호사였던 걸로 조사됐습니다.

[최초 목격자] "남자분이 변호사한테 전화하시더라고요. 그런 다음에 여자분이 전화를 받으셔서 '제가 운전한 거 맞고요, 술 마신 거 맞고요…'"

경찰은 동승자를 일단 음주운전 방조죄로 입건했는데, 특가법상 위험운전 치사 방조, 이른바 '윤창호법의 방조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경일/변호사] "(동승자가) 사망에 대해서 예견 가능했다고 본다면 위험운전 치사(윤창호법)에 대한 방조로 1년 6월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회유 시도 등 새로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동승자를 오늘 다시 소환해 3시간가량 조사를 벌였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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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기자 (sona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5912102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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