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닙니다" 주인공은 경주소방서 새내기 소방관

이은희 2020. 9. 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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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연이어 할퀴고 간 경북 경주는 열흘이 지난 17일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이송희 소방관은 "경험이 부족해 센터장과 팀장의 판단을 믿고 구조활동에 임했다"면서 "실제 현장은 많은 위험이 따르나 선임들을 보고 배우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더 좋은 소방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소방관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오전 8시 14분께 현곡면 나원1리에서 배 팀장은 태풍 속 물에 잠긴 버스 승객 11명과 공장에 출근한 직원 등 28명의 구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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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의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닙니다' 홍보물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 태풍이 연이어 할퀴고 간 경북 경주는 열흘이 지난 17일 현재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당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강풍에 모두가 두려움에 떨었으나 목숨을 건 구조활동으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7개월 차 새내기 소방관 이송희(35) 씨는 태풍 속에서 할머니들을 구조하던 그때를 떠올리면 뿌듯하다.

이씨는 소방청이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닙니다’며 소개한 홍보사진 속 주인공이다. 지난 2월에 임용된 경북 경주소방서 용황119안전센터의 막내이자 늦깎이 소방사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소방관이 됐다.

이 소방관은 지난 7일 오전 7시 38분께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막 경주를 지나고 있을 때, 현곡면 나원3리 인근 소하천 둑이 터져 마을이 침수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

국도와 마을 입구부터 물에 잠겨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주민 11명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이었다.

소방관들은 물바다가 된 마을에서 할머니들을 찾아 한 명씩 대피시켰다. 한 치매 할머니는 문을 두드려도 방에서 TV만 보고 계셨고 또 다른 할머니는 집에 있겠다고 해 겨우 설득했다.

이 소방관은 마지막으로 왼쪽 손을 다쳐 빨간 고무장갑을 낀 한 할머니를 업었다. 사진 속 할머니다.

이송희(왼쪽) 경주소방서 용황119안전센터 소방사와 배광식 119구조구급센터 3팀장.

할머니는 ‘아들이 출근하면서 오늘 태풍 오니까 절대 밖에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어떻게 하나’며 아들의 말을 거역하고 집을 나오는 것이 불편한지 온통 아들 걱정뿐이었다.

비바람에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 이 소방관은 할머니를 업고 '걱정하지 마시라'며 달랬다. 짧은 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송희 소방관은 “경험이 부족해 센터장과 팀장의 판단을 믿고 구조활동에 임했다”면서 “실제 현장은 많은 위험이 따르나 선임들을 보고 배우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더 좋은 소방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소방관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소방관은 할머니들 구조를 완료한 뒤, 천북면 한 공장에 지붕이 날아가 철거하고 17~18시간 만에 귀가했다.

한편 인명구조를 전담하는 구조구급센터는 팀장의 판단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업 중 주민은 물론 소방관들의 안전문제가 달렸기 때문이다.

경주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에는 18년된 배테랑 배광식(42) 팀장이 있다. 이번 태풍에도 배팀장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침수된 경주시 현곡면 나원리에서 진행된 인명구조작업

지난 7일 오전 8시 14분께 현곡면 나원1리에서 배 팀장은 태풍 속 물에 잠긴 버스 승객 11명과 공장에 출근한 직원 등 28명의 구조에 나섰다.

길이 안보여 자칫하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주민들을 안심시키며 침착하게 대피를 완료했다.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앞서 배 팀장은 9호 태풍 ‘마이삭’이 동해안을 휩쓸고 지나가던 지난 3일 새벽 3시 40분께 감포항 해일로 바닷물이 덮쳐 위험한 주민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정전과 통신두절로 감포항은 암흑천지였고 도로에 큰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강풍과 빠른 유속에 생사를 건 구조작업이 4~5시간 동안 진행됐다.

배광식 팀장은 “가장 악조건인 현장에 투입되고 있으나 그만큼 말로 표현하지 못할 보람을 느낀다. 시간이 갈수록 책임감, 사명감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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