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민자 태운 보트 구조 대신 영국 쪽으로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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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군이 영불해협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표류 중이던 이민자들을 구조하는 대신 영국 영해 쪽으로 밀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영불해협의 프랑스 영해 1마일 안쪽에 16명의 아프가니스탄 이민자들을 태운 고무보트가 표류하고 있었고, 잠시 뒤 프랑스 해군의 순찰 선박이 보트 쪽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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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해협 건너는 불법이민자 처리 놓고 영국·프랑스 갈등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프랑스 해군이 영불해협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표류 중이던 이민자들을 구조하는 대신 영국 영해 쪽으로 밀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날 영불해협 해상에서 이민자들을 태운 보트를 구조하는 현장을 르포 형식으로 취재한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영불해협의 프랑스 영해 1마일 안쪽에 16명의 아프가니스탄 이민자들을 태운 고무보트가 표류하고 있었고, 잠시 뒤 프랑스 해군의 순찰 선박이 보트 쪽으로 다가왔다.
고무보트에 탄 이민자 중에는 여성 4명과 어린이 2명도 포함돼 있었다.
16명이 타기엔 너무 작은 보트는 거센 바람과 일렁이는 파도 속에 위태롭게 버티고 있었고, 불안에 떨던 이민자들은 프랑스 해군 선박을 보고는 안도하는 듯 보였다.
프랑스 해군은 보트에 접근한 뒤 이민자들에게 물병과 구명조끼를 나눠줬다. 그리고는 영국 쪽 바다를 살펴본 뒤 보트에 따라오라는 신호를 했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나 프랑스 해군 선박은 물에 젖어 떨고 있는 사람들을 구조해서 프랑스로 다시 데려가는 대신 보트를 영국 영해 쪽으로 인도한 뒤 바로 버리고 떠났다"고 전했다.
르포를 쓴 기자는 "프랑스는 그동안 이런 행위로 인해 오랫동안 비난을 받았지만 언론사 기자가 현장을 목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영국 영해 쪽으로 밀려난 보트는 40여분 뒤, 영국의 국경해안 경비 선박에 의해 구조됐다.
프랑스와 영국은 최근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이들의 처리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235명의 이민자가 프랑스에서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주로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영불해협을 건너는 페리나 화물트럭 등을 이용해 영국 밀입국을 시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축소 등으로 이용 기회가 줄어들자 소형보트나 카약 등을 통해 직접 영불해협 횡단을 시도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불법 밀입국을 막기 위한 양국의 공동 대처를 약속했지만 협력의 증거는 그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텔레그래프 기자와 함께 현장을 목격한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프랑스는 보트를 프랑스 영해 바깥으로 인도한 뒤 쓰레기처럼 내버렸다"며 "보트에는 16명이 타고 있었고, 그들은 사람이었다"고 비인도적 대처를 비난했다.
프랑스 당국은 "해군은 인간의 생명과 안전한 항해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해협을 건너려고 시도하는 보트의 숫자를 고려할 때, 각각의 보트가 처한 조난 수준과 위험성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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