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의혹' 집요하게 매달렸으나..역공에 훈계까지 당한 野

박준호 2020. 9. 17. 1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더 이상 아들 사생활 캐지 말라" 냉소·짜증
"청문위원처럼 질문하려면 많은 준비해오면 좋겠다"
"의원님이 억지 주장..부풀려온 궤변 책임 지겠나"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야"
정세균 "국민의힘, 시민단체 아닌 제1야당 아닌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국민의힘은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두고 시종 맹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추 장관은 오히려 답변 도중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언성을 높이는 등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야당의 당 이름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 훈계하는 듯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추 장관의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음에도 기존 의혹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날카롭지 못한 '도돌이표 질의'로 오히려 역공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 장관은 이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가 8개월 간 지지부진했던 점을 지적받자, "(야당이) 저를 상대로 고발을 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다"면서 "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응수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특임검사 임명을 지시하라는 요구에 대해선 "제가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발된 입장에서 지휘를 할 수 없겠죠, 검찰총장을"이라며 답변자 입장임에도 의원에게 다그치듯 말했다.

최 의원이 '보좌관이 누구한테 청탁전화를 했나', '보좌관이 처벌을 받게 되면 책임지겠나'라는 거듭 묻자, 추 장관은 "가정을 전제로 해서 의원님께서 국민여론을 만들어 가시는데 그 자체도 대정부질의와는 관계가 없지 않나. 가정적인 것"이라며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또 아들의 부대 복귀 후 진료나 입원 기록을 묻는 최 의원에게 추 장관은 "아들이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하게 군생활을 잘 마친 것을 군당국에 감사드리고 현재도 사회인으로 잘 활동을 하고 있다"며 "더 이상 아들의 사생활을 캐지 말라"고 냉소적으로 답했다.

최 의원이 '3개월 이상 병가를 요하는데 귀대 이후에 추가로 수술을 받거나 병원진료를 받은 적이 있냐'고 재차 질문하자, 추 장관은 "공신력있는 대형병원의 그 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훌륭한 의사가 진료소견을 내주신 것에 대해서 의원님이 궁금하면 제 말을 믿지 마시고 다른 전문가들한테 여쭤보시라"고 비꼬았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17. photo@newsis.com

최 의원의 딸 프랑스 유학 비자 관련 질문에도 추 장관은 "의원님께서 청문위원처럼 질문하시면서 그러면 많은 준비를 해오시면 좋겠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면담기록에는 부모님이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해 "아들의 짐작으로 '부모님이 민원을 넣으셨나보다' 라는 것으로 전화를 했다 라는 기록이 그 면담일지인 것"이라며 "의원님이 억지주장을 하시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장관이나 남편께서 전화 안 하셨다는 말씀 책임질 수 있냐'고 묻자, 추 장관은 "어떤 책임을 질까요? 의원님은 궤변에 대해서 나중에 책임을 지시겠나. 책임이라는 용어는 그럴 때 쓰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몇 달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대해서 어떤 책임을 지시겠나. 저는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이 입대 몇 달 전 축구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하자 추 장관은 "아들은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전공했고 저런 사진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원님께서는 제 아들이 그 며칠의 휴가를 더 받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취지로 질문을 하시는 거냐"며 "책임지실 수 있느냐. 의혹 제기를 국정 단상에서 말씀하셔서 국민을 오해하게 하는 데 대해서 의원님께서는 어떤 책임을 지실 수 있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추 장관의 검찰 소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이어갔지만 추 장관은 "그게 바로 정쟁이고 정치 공세다. 무슨 혐의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고, 수사 단서가 있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것을 노려서 몇 달간 끌고 온 게 아니냐"고 응수했다.

추 장관은 김 의원이 질의를 그만하겠다고 하자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하고는 단상에서 내려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09.16. photo@newsis.com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대정부질문 답변 과정에서 국민의힘 당명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으로 야당의 항의를 받았다.

정 총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추미애 장관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벌써 며칠째인가. 국민의힘은 시민단체가 아니고 제1야당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김승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봉준호 감독 등 영화 '기생충'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행사에서 파안대소한 사진을 보여주며 '저렇게 파안대소하는 게 국민을 걱정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냐'고 따지자, 정 총리는 "그게 그렇게 큰 일은 아니지 않나. 그런 질문은 좀 적절한 것 같지 않다. 저하고는 국정 이야기 좀 하자"고 오히려 야당 의원을 훈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