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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일상 망가진다" 코로나 확진자에 사회적 비난 여전

김가연 입력 2020. 09. 1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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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접촉자 "주변 비난 두려워" 토로
비감염자 3명 중 1명 "감염 책임, 확진자 본인에게 있어"
전문가·방역당국 "확진자, 환자일 뿐..비난 자제해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 여파가 지속하면서 확진자는 물론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하는 등 결국 일상생활에 지장이 미친다는 것이 비난 이유다. 전문가는 이런 상황은 결국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기준 수도권 누적 확진자 수는 9644명으로 1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4794명, 경기 3998명, 인천 852명 등이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의 비중은 최근 2주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1일 22.1%, 지난 13일 23.9%, 지난 15일 25%, 지난 16일 25.4%에 이어 17일에는 26.4%를 기록했다. 이는 집계 이후 최고 수치다.

이렇다 보니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 2.5단계나 2단계 완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받을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다. 일부 시민들은 매일 마스크 착용 등 당국의 감염 예방 수칙을 잘 지키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최근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 자가격리를 했다는 20대 직장인 최 모 씨는 "교회에 나간 동료 때문에 2주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갇혀있어야 했다"며 "혼자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닌데 왜 방역수칙을 안 지키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 씨는 "그 사람 때문에 업무에도 차질이 생겼고, 개인 일정도 모두 망가져서 너무 스트레스가 크다"며 "이성적으로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아도 그 사람한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최 씨 주장과 같이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확진자와 비확진자간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경기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코로나19 확진자·접촉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비감염자)과 확진자 집단 간 코로나19 감염 책임에 대한 인식이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책임은 환자 자신에게 있다'는 질문에 일반인의 30.7%가 동의한 반면 확진자는 9.1%, 접촉자는 18.1%만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가 감염된 것은 환자 자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물음에는 확진자의 60%가 동의했으나, 일반인은 34.6%만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강남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확진자나 접촉자들은 주위의 비난이나 사회적 낙인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직장 상사나 동료, 주변 지인들로부터 개인적인 비난을 들어야 할 뿐 아니라 업무 진행에 대한 책임 추궁, 일부 사생활 침해성 발언이 있다고 토로한다.

지난달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밝힌 30대 한 모 씨는 "진단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고 며칠간 재택근무를 했다. 일단 그 사실만으로도 상사에게 '너 때문에 일이 안 돌아간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것도 아니었고 음성판정을 받았는데도 회사에서는 계속 손가락질을 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부러 (확진자와) 접촉하려 했던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건데 모든 게 제 탓이 되는 게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인 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수도 늘고 있어 비판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감염 및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가 단순히 개인의 과실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조사에서 확진자를 상대로 코로나19 관련 두려움 정도를 측정한 결과 '주변에서 받을 비난과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3.87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완치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완치 후 재감염 두려움'은 각각 2.75점, 3.46점으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접촉자 집단에서도 '접촉자라는 이유로 주변으로부터 비난과 피해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감염 확진이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은 각각 3.53점, 3.77점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도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멈출 것을 당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사실로 비난받게 된다면 환자는 질병을 극복한 뒤에도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검사받아야 할 사람이 이를 거부했을 때 추가 감염이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누구나,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는 환자일 뿐, 그 이상의 편견을 갖거나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사회적 시선이 방역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확진자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내 탓이 아니다'라는 안도감을 가지려고 다른 사람을 비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은 심리가 확진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종식 시기도 불확실해 (확진자나 접촉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동조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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