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통신비 2만원 이벤트말고 인천 형제같은 소외층 챙겨라"

권순완 기자 2020. 9. 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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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추미애 아들은 특혜 , 인천 형제는 불 타는 신세"
마지막까지 동생 이불로 감싼 형에겐 "기특하고 눈물난다"

어머니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이다 난 불로 중상을 입은 인천 초등생 형제의 사연을 접한 시민들이 공분(公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어머니의 학대와 아동보호기관의 관리소홀이 초래한 결과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특히 정부가 최근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13세 이상 전국민의 통신비 2만원을 깎아준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지원금 2만원으로 차라리 아이들을 돕자”는 호소도 나온다.

18일 네이버의 분당 지역 맘카페엔 “(정부가) 통신비 2만원을 주지 말고 아이들을 살리고 치료하는데 썼으면 한다”는 글이 올라 왔다. 글쓴이는 “비슷한 나이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인천 형제) 기사 나올 때마다 눈물이 배가 된다”며 “부디 (형제가) 건강히 회복돼서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워줬으면 한다”고 썼다.

/네이버 카페 캡처

이 카페의 다른 글에 달린 댓글에도 “통신비 2만원 지급 그딴 이벤트 하지 말고, 소외된 가정 아이들 좀 체계적으로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여기엔 “이런 데(아이들 보호에) 세금 쓰면 안 아까울 것 같다”는 반응이 또 달렸다.

◇시민들 “통신 지원비 9000억원, 차라리 아이들 보호에 쓰라”

지난 16일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 중 9300억원으로 13세 이상 전국민(4640만명)의 통신비를 2만원씩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앞서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통신비 지원책을 언급하며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말한 데 따른 조치였다. 코로나 확산 때문에 비(非)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국민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각계에서 쏟아졌다.

이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작은 위로와 정성을 거부하자’라는 글을 올리고 “통신비 9000억원으로 아이들 생명부터 구하자”며 “그런 2만원은 모두에게 주는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 아니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도움도 청하지 못한 채 흐느끼고 있을,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가야한다”고 했다.

인천 형제의 어머니의 무책임한 방임과 정부의 어린이 보호망 체계를 비판하는 반응도 육아 커뮤니티에 다수 등장했다. 전날인 17일 서울 노원구 맘카페엔 “제발 (아이를) 키울 자신 없고 키우고 싶지 않으면 시설에라도 보내면 좋겠다” “복지시스템이 더 발전해 보호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자랄 수 있길 바란다” 등의 글과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경기도 고양시 맘카페의 한 회원은 형제 어머니의 학대 정황을 언급하며 “기사 보다 욕 나오고 눈물 난다”고 썼다.

◇"추미애 아들은 영국 유학에 카투사, 인천 형제는 불에 타는 신세"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논란과 관련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능력 차이에 따라 아이들이 받는 보호의 수준차가 지나치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네이버 기사 댓글에서 “추미애 아들X은 영국까지 가서 유학에, 축구 클럽에, 군대도 카투사에. 저 두 아이는 어미 잘못 만난 죄로 불에 타 죽는 신세”라며 “너무 불공평한 세상이다”라고 했다. 이 댓글은 4800여개의 공감을 얻었다.

/인터넷 캡처

화재로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동생 B(8)군을 이불로 감싼 형 A(10)군에게 감동을 받았다는 글도 이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이 형제를 발견했을 당시 A군은 침대 위에, B군은 책상 아래에 있었고 책상은 이불로 둘러싸여 있었다. 소방대원은 “형이 마지막 순간까지 동생을 구하려고 책상 아래로 동생을 밀어넣고 이불로 주변을 감싸 방어벽을 친 것 같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댓글에서 “자신도 무서웠을텐데, 그 와중에 동생을 보호하려고 한 큰 아이가 너무 기특하다” “같이 이불 속에 들어가 있지, 얼마나 뜨겁고 아프고 무서웠을까” “동생을 이불로 가려주는 형 모습을 상상하니 눈물이 난다”고 했다.

현재 해당 형제는 서울에 있는 한 화상전문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동생 B군은 상태가 다소 호전돼 의식을 되찾았으나,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은 형 A군은 여전히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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