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핑계 '먹튀'한 헬스장.."환불은 포기, 처벌이라도"

공민경 2020. 9. 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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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내 체육 시설 역시 코로나19로 영업을 못 하는 날들이 많아 아예 폐업하는 곳들도 많은데요.

한 대형 헬스장 대표가 폐업하기로 마음먹고도 회원 계약을 연장하거나 신규 회원을 모집해 회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계속해서 공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년 전 문을 연 대형 헬스장입니다.

실내는 불이 꺼져있고 출입문은 아예 막혔습니다.

헬스장 입구에는 사용하던 운동기기들이 사실상 버려진 채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지난 4일 문을 닫았는데, A 씨는 폐업 직전 개인 지도 30회권과 1년치 이용권을 결제했습니다.

[헬스장 사기 피해자 A 씨/음성변조 : "한 2백만 원 정도 되거든요. 이번에는 1년 치를 끊어달라고 하더라고요. 1년 가까이 다녀서 신뢰도 생겼고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헬스장 대표가 폐업을 결정하고도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기존 회원 계약을 연장했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10일 직원들 몰래 운동기기 양도 계약을 맺었는데 사흘 뒤 회원 모집 전단을 주문한 겁니다.

헬스장은 폐업 직전까지 전단을 뿌리며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헬스장 사기 피해자 B 씨/음성변조 :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힘든 건 맞아요. 정말로... 그런데 본인만 힘들다고 생각해서..."]

직원들조차도 폐업 나흘 전에야 폐업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표는 한동안 회원들에게 폐업 사실을 숨기자고 했다고 합니다.

[헬스장 대표/음성변조 : "일단 회원권은 환불 좀 힘들 것 같아... 한 주, 두 주 미뤄진 다음에 '죄송한데 저희 이렇게 됐다' 이미지 덜 나쁘게 가는 게 낫잖아?"]

대표는 곧 다른 곳에 헬스장을 열겠다면서 직원 14명의 임금도 주지 않았습니다.

[헬스장 대표/음성변조 : "거기 아파트 단지도 많고, 가게 되면 그쪽으로 가는 거고..."]

많게는 5백만 원을 날린 피해 회원 5백여 명 중 일부는 검찰에 헬스장 대표를 고소했고, 월급을 못 받은 직원들은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이에 대해 대표는 자금 압박에 잠시 폐업 신고를 했을 뿐, 정상 영업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 류재현/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혜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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