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려다 참변' 초등생 형제 엿새째 위중..의식불명·산소호흡기 의존

김지환 2020. 9. 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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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화상' 형제, 의식 불명..사고 엿새째
유독 가스 마신 탓에 자가호흡 어려운 상태
지자체 "치료에 1년 정도 소요..후원처 발굴 중"

[앵커]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들, 엿새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김지환 기자!

아이들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안타깝게도 두 아이 모두 여전히 의식 불명 상태입니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현재 두 아이 모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상태라고 전했는데요.

특히 화재 당시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 두 명 모두 자가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지자체는 아이들의 부상 정도가 심해서, 의식을 찾더라도 병원에 1년 정도 머물며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재 사고가 난건 지난 14일 오전 11시 10분쯤인데요.

불이 난 빌라에서 구조될 때 형인 10살 A 군은 등을 비롯한 몸 곳곳에 3도 중화상을 입고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동생인 8살 B 군도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었고 연기를 많이 마셔 마찬가지로 혼수상태였습니다.

당시 아이들의 어머니는 전날부터 외출하고 집을 비운 상태라, 형제 둘만 이틀 동안 남겨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아이들이 동네에서 유독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많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YTN이 입수한 CCTV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슬리퍼를 신은 채 작은 체구의 아이가 도로를 걷고 있는데요.

무언가 가득 든 검은 비닐봉지를 어깨에 둘러멘 모습입니다.

지난달 22일, 8살 동생 혼자 편의점에서 먹을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1일엔 편의점을 찾은 형제의 모습도 CCTV에 잡혔습니다.

무얼 살지 고르며 15분가량 김밥이나 과자를 수차례 만지작거렸는데요.

결제한 카드는 아동급식카드였는데, 도시락이나 라면 정도만 살 수 있다 보니 먹고 싶은 걸 골랐다가 사지 못하고 다시 진열대에 가져다 두길 반복했습니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급식도 먹을 수 없게 되자 주로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로 YTN 취재진이 만난 동네 주민들은 형제를 마른 몸에 늘 비닐봉지를 들고 오가던 아이들로 기억했는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동네 주민 : 꼬맹이가 심부름을 잘 다니는 줄 알고 아이한테 심부름도 잘 다닌다고 (했죠.) 맨날 비닐봉지 들고 그냥 왔다 갔다….]

[앵커]

어머니에 대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우선 형제의 엄마인 A 씨는 화재 전날부터 집을 비운 채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도 귀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A 씨는 소방당국 조사에서 지난달까지 참여해온 자활사업이 끊겨 친구 사업장에 일하러 갔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활 근로는 기초생활수급자가 국가에서 보호받으며 일을 하고 그 대가로 자활 급여를 받는 근로 형태를 말하는데요.

실제로 A 씨는 지난해 7월부터 미추홀구 한 사업장에서 4시간 근무제로 일해왔지만, 최근엔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며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에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긴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내용의 이웃신고가 세 차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을 자주 방치하고 특히 큰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수차례 때린 것으로도 조사됐는데요.

경찰은 현재 A 씨가 병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고 충격이 큰 상태라며, 형제의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대로 A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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