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억인구의 정지된 9개월.. "코리아는 글로벌 리더로 가고 있다"

김노향 기자 2020. 9. 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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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글로벌 석학에게 묻다..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①

[편집자주] ‘살기 좋은 나라 순위 세계 17위’. 글로벌컨설팅그룹 ‘딜로이트’의 한국법인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미국 비영리단체 사회발전조사기구의 ‘2020 사회발전지수’(Social Progress Index) 발표를 인용한 결과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변방의 무명국가가 아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 맨해튼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홍보하는 전광판이 반짝인다. 미국인과 유럽인이 케이팝(K-POP)을 부르며 열광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누군가는 희망 없는 ‘헬(Hell)조선’이라며 떠난 땅.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선진국 정부는 한국의 방역모델을 따라하고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을 잇따라 요청했다. 미국·유럽·중국의 저명한 석학들도 ‘코리아 넘버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국민과 기업·정부에 경제·외교 분야에서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며 응원을 보냈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희망을 준 국가는 한국이다. ‘K-방역’이 역사를 새로 썼다.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각국의 경계 대상이 됐지만 민주적인 방역시스템과 의료복지제도로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사진=머니투데이

‘시간의 균열’(The Cleft in Time). 미래학계의 권위자 짐 데이토(Jim Dator) 하와이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의 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 2019년 12월30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3000만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95만명 넘는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경우 인구의 2%에 달하는 숫자가 확진됐고 사망자만 20만명을 넘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기술을 보유하고도 ‘코로나 1위 발생국’이란 불명예 기록을 썼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희망을 준 국가는 한국이다. ‘K-방역’이 역사를 새로 썼다.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각국의 경계 대상이 됐지만 민주적인 방역시스템과 의료복지제도로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한국인 부부의 저서 ‘쿼런틴 : 코로나19와의 사투와 생존 과정을 새긴 40일간의 기록’에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검사도 치료도 받을 수 없었던 저자가 오로지 해열제에 의지해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과정이 비참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한국은 달랐다. 정부가 모든 검사와 치료를 주도했고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진단키트가 선진국으로의 수출길에 올랐다. 각국 정부가 강력한 ‘록다운’(Lockdown·봉쇄) 조치를 해 이동제한과 생산·소비 중단을 강행하는 동안 한국 정부는 감염자 동선 관리와 십수조원대 추경을 통해 민생경제를 관리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대기업이 아닌 가계로 흘러가 경제의 밑바닥을 적셨다. 실업으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 취약계층에 생계지원을 하고 소비진작 효과를 통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집단감염이 다시 시작된 8월 중순 이후 당·정은 피해 소상공인 중심의 추가 추경을 단행했다.

코로나19 발생 9개월의 기록. 한국은 그동안 2월 대구 신천지 사태와 5월 서울 이태원클럽 사태에 이어 8월15일 광화문 집회 등 세차례의 집단감염 위기를 겪었다.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300~400명까지 늘었다. 방역당국은 유례없는 록다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선 두번의 위기처럼 국민·정부·기업이 한마음으로 나설 때다. 이번 위기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이후에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까.

경제와 정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은 현재의 한국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머니S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짐 데이토(Jim Dator)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과 교수(미래전략센터 소장) ▲리처드 볼드윈(Richard Baldwin)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GIIDS) 국제경제학 교수 ▲샹진 웨이(Shang-Jin Wei)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교수 등 미국·유럽·중국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경제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미·중 무역 갈등과 한·일 관계, 남·북 문제 등 외교분쟁에서 한국이 후퇴하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도 제시했다.
한국은 그동안 2월 대구 신천지 사태와 5월 서울 이태원클럽 사태에 이어 8월15일 광화문 집회 등 세 차례의 집단감염 위기를 겪었다.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300~400명까지 치솟았다. 방역당국은 유례없는 록다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선 두 번의 위기처럼 국민·정부·기업이 모두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사진=김은옥 디자인 기자



“한국이 세계 리더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미래학계의 권위자로 세계미래학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는 짐 데이토 하와이대 교수는 1966년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와 함께 비정부기구 ‘세계미래회의’(WFS)를 설립, 해마다 미래전망보고서를 내놓으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고 한류에 대한 논문도 썼을 정도로 한국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데이토 교수는 “일부 분야이지만 한국은 현재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명성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한류가 소비되고 한국 음식과 패션·영화·음악·드라마가 많은 비평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며 “그중에서 특히 바이러스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세계적으로 선망의 대상이 됐다. 한국은 지금이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 이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한국이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묵직한 경고도 날렸다. 데이토 교수는 “현재 한국이 서구 중 모델로 삼을 만한 국가는 없다. 한국이 지난 50여년 간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은 서구 자본주의는 수명을 다했다”며 “한국 스스로 리더가 돼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진단했다.

이번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의 성과에 대해선 “한국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용적인 정부와 협력적인 국민으로 이뤄진 인적자원을 가졌고 비교적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에 “더 이상 기존 동맹에 의지하지 말고 외교관계를 다극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희망을 준 국가는 한국이다. ‘K-방역’이 역사를 새로 썼다. 바이러스 발생 초기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각국의 경계 대상이 됐지만 민주적인 방역시스템과 의료복지제도로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지금 한국의 경제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미국 선거”


영국 런던 경제정책연구센터(CEPR) 소장을 역임한 리처드 볼드윈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 교수는 ▲글로보틱스 격변(The Globotics Upheaval) ▲유럽 통합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uropean Integration) ▲경제 지리학과 공공정책(Economic Geography and Public Policy) 등을 저술했고 지난해에는 ‘그레이트 컨버전스(The Great Convergence) : 정보기술과 새로운 세계화’를 출간하며 주목을 끌었다.

볼드윈 교수는 “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지금 한국의 경제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미국 선거”라고 지목했다. 그는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한국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는 전략적 사고와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가 한국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조 바이든이 이기더라도 트럼프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피해가 정상화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남북한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에 한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주제인 ‘세계화 4.0’의 화두를 던진 인물이다. 지난해엔 한국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석해 “세계화 4.0시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업이 아닌 정부가 규범을 결정하는 주체로서 공정경쟁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연했다.

철저하게 자본주의 논리로 흐르는 미국 기업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 그는 “미국에는 큰 IT기업이 많은데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정치적으로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기업은 선출된 주체가 아니고 한쪽으로 편중돼 규범을 결정한다.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화가 가져오는 이익과 손실은 공유돼야 한다. 미국과 영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완화된 9월14일 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에 손님들이 줄서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코로나 극복하면 내년엔 큰 경제적 성장 이룰 것”


샹진웨이 미국 컬럼비아대 MBA 교수는 중국경제 전문가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다. 그는 중국의 제조 지원정책을 미·중 무역전쟁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비판해왔다. 과잉투자-과잉생산이 단기성장 효과는 제한적이고 외교마찰의 부작용만 키웠다는 주장이다.

웨이 교수는 “이번에 코로나19를 잘 통제한 한국 정부의 시스템이 미국과 많은 유럽 국가의 실정과 잘 대비됐다”고 비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한국의 지속적인 방역 성공을 지지하고 희망한다”며 “만약 한국 정부가 이번 위기를 잘 넘긴다면 내년엔 큰 경제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웨이 교수는 “디지털 시대엔 각국의 독자적 조치보다 국제적 동조를 통한 경기부양책이 효과적”이라며 “미·중 무역장벽 철폐가 팬데믹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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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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