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방역체계, 세계의 선망 됐다

김노향 기자 2020. 9. 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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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글로벌 석학에게 묻다.. 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③

[편집자주] ‘살기 좋은 나라 순위 세계 17위’. 글로벌컨설팅그룹 ‘딜로이트’의 한국법인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미국 비영리단체 사회발전조사기구의 ‘2020 사회발전지수’(Social Progress Index) 발표를 인용한 결과다. 한국은 이제 아시아 변방의 무명국가가 아니다. 세계 경제의 중심 맨해튼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홍보하는 전광판이 반짝인다. 미국인과 유럽인이 케이팝(K-POP)을 부르며 열광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누군가는 희망 없는 ‘헬(Hell)조선’이라며 떠난 땅. 하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선진국 정부는 한국의 방역모델을 따라하고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을 잇따라 요청했다. 미국·유럽·중국의 저명한 석학들도 ‘코리아 넘버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 국민과 기업·정부에 경제·외교 분야에서 점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며 응원을 보냈다.

짐데이토는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과 교수(미래전략센터 소장)다. 세계미래학회 회장. 세계미래회의(WFS) 설립자. 한국 카이스트 교수를 역임했다. /사진=본인 제공

현재 세계 경제는 지속가능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값싼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안일한 인식이라면 석유가 바닥을 드러낸 뒤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개발하기조차 어렵다. 세계 경제의 미래가 마주한 현실은 이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간의 균열’ 상태를 사는 우리가 미래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게 됐다.



짐 데이토(Jim Dator) “선진국의 발전 경로를 찾지 말고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 시험해야 한다.”


[Profile] 미국 하와이대 정치학과 교수(미래전략센터 소장). 세계미래학회 회장. 세계미래회의(WFS) 설립자. 한국 카이스트 교수 역임.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반감기와 유행독감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다른 형태가 돼서 나타나고 있다. 바이러스뿐 아니다. 인간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무엇이 삶의 일부나 전체를 흔들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자는 치료 이후에도 신체적 질환뿐 아니라 또 다른 정신질환을 겪을 위험에 놓였다. 코로나19 후유증이나 ‘코로나 블루(우울증)’ 등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야구경기라고 상상해보자.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연장 게임의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다. 한국만 해도 팬데믹 초반에는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몇몇 나라들과 함께 코로나19를 잘 통제한 모범국가로서 전세계인의 부러움을 샀다. 지금도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서울 이태원에서 2차 집단감염이 일어났을 때도 역시 재빠른 대처로 금세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도심 집회가 계기가 돼 다시 바이러스가 살아났다. 이것은 정부의 잘못이 아니다. 이번엔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반대 세력과 연관 있기 때문에 진압이 더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목적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반대편에선 정치적 자유의 억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제다. 앞선 두 번의 집단감염 사태와 비교할 때 가장 힘든 고비라고 판단된다.



경제발전보다 ‘사회적 통합’ 시급해


2020년의 한국은 1955년보다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이를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디어에선 이를 ‘기적’이라고 표현하지만 잘못된 시각이라고 본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과거 높은 출산율과 선진국의 성공적인 자본주의 모델 및 일부 자본가에 의해 촉진된 것이다. 그 방법이 민주적이었든 독재적이었든 교육과 대중매체·근로자의 의지·정부의 능력이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다.

한국은 지금 먼 미래의 경제발전보다 더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가 있다. 사회적 대통합이다. 한국은 단지 현재만을 살던 과거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시민이 모여 토론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민주적인 집회를 통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우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 한국사회가 인식하듯 과거의 경제발전은 누군가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1980년대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의 출현으로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이 같은 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고 저항의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을 위한 선도국은 없다. 미국도 아니다”


세계 각국을 보자. 팬데믹은 기본적으로 여러 나라의 경제시스템을 붕괴시켰다. 그럼에도 한국은 비교적 충격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 대량 실직이 일어났지만 생산과 소비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삶의 모든 목적과 거버넌스의 주요 기능은 경제 성장의 지속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적 사회적 진화를 지배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낡은 경제체제를 깨야 한다. 일부를 위한 부의 창출이 아닌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새로운 경제체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은 한국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더 이상 한국을 위한 ‘선도국’은 없다고 본다. 미국도 당연히 아니다. 외국의 발전 경로를 따라가선 안 된다. 한국은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 경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모델과 방법을 만들고 시험해야 한다.

비록 일부 분야이긴 하지만 한국은 현재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한류가 소비되고 있다. 한국인이 만든 음식과 패션·영화·음악·드라마가 많은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바이러스에 대한 민주적인 방식의 통제는 세계인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한국인만큼 유능하고 창의적이고 부지런한 시민이 지금 세계 어디에 있나. 한국과 아무 연관이 없는 누가 봐도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은 한국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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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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