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바지락·게에서 나온 '하얀 물체'.. 인간도 위험
거북이코에 꽂힌 빨대, 새들의 몸통을 뒤덮고 있는 비닐봉지, 고래 뱃속에 가득 찬 비닐들.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와 그 곳에 사는 생명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 십년 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의 60~8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더 큰 문제입니다. 매우 작아 수거가 어려워 계속 쌓이고, 해양생물들은 먹이로 잘못 알고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어류를 섭취하는 우리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미세 플라스틱을 줍고 조사했습니다. 쓰레기가 아닌 바다 생명이 돌아올수 있도록 미세 플라스틱을 줄일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보려 합니다. <기자말>
[허승은]
▲ 해변에 가득한 스티로폼 |
ⓒ 녹색연합 |
녹색연합은 8월 15~17일 제주 해변 3곳(함덕, 사계, 김녕)의 미세 플라스틱을 조사했습니다. 모래 해안은 바다보다 접근이 용이하고 시료 채취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비용이 소모되어 미세 플라스틱의 오염을 평가하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시료 채취와 분석은 모래 해변의 미세 플라스틱 시료 채취 및 분석 지침에 따라 진행했습니다.
조사 대상지 모두 스티로폼, 노끈, 플라스틱 조각, 비닐 등이 쉽게 발견되었으며 이 중 스티로폼 파편이 가장 많았습니다. 또 플라스틱의 생산 원료인 펠릿(pellet)이 해변에서 관찰되었습니다. 이 펠릿이 어떻게 해서 제주 해안까지 유입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제주 해양생태계에 빨간 경고등이 들어온 것은 분명합니다. 지금 제주 바다는 켜켜이 쌓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바다로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 중 해수보다 밀도가 낮은 미세 플라스틱은 해수 표면에 부유하다가 밀물 때 해변으로 밀려와 퇴적됩니다. 특히 해수보다 물리화학적 풍화작용이 큰 해변에서 플라스틱의 미세화는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 미세플라스틱 종류 |
ⓒ 에코오롯 |
▲ 제주 해변 3곳의 조사결과 |
ⓒ 녹색연합 |
▲ 각 조사지점별 특징 |
ⓒ 녹색연합 |
▲ 18개 해변 미세플라스틱 조사지역 |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
이렇게 미세 플라스틱을 먹은 해양생물의 몸 안에는 플라스틱 첨가제 독성이 축적됩니다. 그 해양생물을 인간이 먹고 있습니다. 심지어 2017년 환경부는 4대강 수계 정수장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 함덕 해변에서 부서진 스티로폼을 줍고 있다. |
ⓒ 녹색연합 |
▲ 사계 해변에 널려 있는 스티로폼 |
ⓒ 녹색연합 |
▲ 스티로폼이 가득한 거제 해변.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
ⓒ 녹색연합 |
해양수산부는 해양 쓰레기 발생 예방을 위해 폐스티로폼 부표를 회수하고, 친환경 부표 보급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매우 부진합니다. 해수부는 2025년까지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 제로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2019년까지 친환경 부표 보급률은 24.9%에 그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 전국 양식장 부표 5500만 개 중 4100만 개(75%)가 스티로폼입니다. 4100만 개의 스티로폼 부표가 파편화하면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실정입니다.
계획대로 2025년 스티로폼 부표가 제로가 되어도 파편화한 스티로폼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친환경 부표 교체 목표 달성 기한을 앞당기고, 폐스티로폼 의무 회수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현재 해양수산부는 해양환경공단을 통해 국내 연안에서의 미세 플라스틱 분포 현황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사 후 분포 현황을 안다 해도 수거할 방법이 없습니다. 버린 후 수거하기보다는 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억제입니다. 환경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부 등 관계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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