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덮친 수출에 환율 하락까지.. "1150원 밑돌면 당국이 방어" 의견도

조은임 기자 2020. 9. 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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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반년 만에 10% 급락…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 우려
1차 저지선은 1150원… "경기부진 가운데 환율 하락 방어할 것"

원·달러 환율이 우리나라 수출에 또 다른 악재로 등장했다. 수출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환율 마저 급락하고 있다. 지난 3월 1285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1160원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겨울 독감 발생 우려 등으로 글로벌 교역량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에 치명타일 수 있다. 다만, 현재 원화 강세가 위안화 연동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점,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거래일대비 5.9원 오른 1164.0원에 개장했다.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연고점(1285.7원) 대비 121.7원 하락했다. 반년 만에 9.5% 떨어진 것이다. 전날에는 환율이 전날에는 1158.0원으로 마감해 코로나19 확산 전인 1월 이후 처음으로 1150원대로 내려왔다. 니콜라 사태로 이날 환율이 오르고 있지만 전고점 대비로는 여전히 120원 넘게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이처럼 급락하면서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고전하던 우리나라 수출은 올해에는 코로나19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1~20일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9.8% 감소했다. 전체 수출액은 3.6%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9월초 추석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평균 수출은 지난 4~6월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하다가 7월(-7.0%), 8월(-3.8%)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다시 그 폭을 키워가는 흐름이다.

이처럼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은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아 원화로 환전해야 하는 수출 기업은 매출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가파른 하락세는 예측하지 못한 채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국 대비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2018년 원화 강세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리면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향후 수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은 물론 겨울철 독감 확산 등으로 글로벌 교역 회복세가 더뎌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 마디로 물건을 만든다고 해도 여타 국가에서 수입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지난달 -1.3%로 내려잡으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를 -1.4%포인트로 잡았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되면서 환율이 급등했을 때도 가격상 수출 경쟁력은 높아졌겠지만 정적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된다면 물량으로 방어가 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다만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150원을 뚫고 내려가면서 수출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확률은 크지 않다. 현재 환율 하락은 중국 경기회복에 따른 위안화 강세에 연동된 것으로 우리나라 경제와는 별개인 측면이 크다. 또 국내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이상 내려간다면 정부가 시장 개입을 통해 이를 방어할 가능성도 크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아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다. 위안·달러 환율이 추가적으로 어디까지 내려가느냐 인데 달러 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외환당국도 환율의 가파른 하락을 용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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