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중인 경찰관과 간호사 부부, 바다 빠진 시민 구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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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경찰청 김태섭 경장, '의로운 시민' 표창
대전경찰청 소속 김태섭(32) 경장은 지난달 29일 결혼식을 올린 후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아내와 함께 제주도 중문 색달해수욕장 해변을 걷던 김 경장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검은색 물체를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바다에 빠진 20대 남성이었다.
당시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이 불어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김 경장은 즉각 오리발을 끼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수중과학수사 요원으로 수영에 능숙한 그였지만 강한 파도 속에서 남성을 구조하느라 진땀을 쏟아야 했다.
해변에서 남편의 구조 모습을 지켜보던 김 경장의 아내는 119에 신고했다. 바다에 빠진 남성은 김 경장이 해변으로 구조해낸 뒤에도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때 김 경장의 아내는 “얼굴을 들어줘야 한다”며 침착하게 조언했다고 한다. 아내의 직업은 간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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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인 아내는 곁에서 침착하게 조언
김 경장 아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CPR(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다행히 남성은 물을 토한 뒤 의식을 회복했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할 때 김 경장의 아내는 남성의 맥을 짚어보며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에서 일하는 김 경장은 “수중과학수사훈련을 받은 덕분에 긴급한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며 “당황하지 않고 곁에서 침착하게 도와준 아내가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대전시는 공적심사위원회를 열고 김 경장을 ‘의로운 시민’ 수상자로 선정했다. 신혼여행 중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용기 있는 결정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고, 시민들에게 귀감이 됐다는 취지에서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2일 오전 접견실에서 김 경장에게 직접 의로운 시민 표창패를 전달했다. 김 경장은 “시민을 위한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인명을 구한 김태섭 경장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이런 의로운 행동을 실천해 서로를 보호하고 보살피는 아름다운 마음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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