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사망자 20만명 넘어..파우치 "충격적"
[경향신문]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었다. 미국 언론들은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미국이 그간 벌인 주요 전쟁에서 숨진 사람보다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졌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월말 코로나19 신규 환자 발생이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보였으나 9월 중순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엔지니어링센터(CSSE)는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를 20만477명으로 집계했다. 누적 확진자는 688만2964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 세계 사망자 96만6970명의 20.7%에 해당한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 5명 가운데 1명이 미국인인 것이다.
미국은 지난 2월 6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보고됐다. 첫 사망자가 나온지 229일만에 20만명이 넘게 죽은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로 숨진 미국인이 20만명이 넘었다면서 이는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숨진 미군과 비교하면 2.5배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CNN은 20만명은 한국 전쟁, 베트남전,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걸프 전쟁 등 미국이 최근 벌인 5개 전쟁에서 숨진 미군보다 많은 규모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한 20만명의 사망자는 2001년 9·11테러로 숨진 희생자의 66배라면서 9·11테러가 66번 벌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2005년 미국 동남부를 강타해 큰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109번 발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심장병에 이어 두번째 사망원인으로 올라섰다. 사망원인 3위인 암으로 죽는 이보다 코로나19로 죽는 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CNN방송이 주최한 화상 콘퍼런스에서 “충격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병 대응에 어떤 점수를 주겠냐는 질문에 “숫자들을 보고 결정해라. 내 평가가 필요한 게 아니다. 숫자를 봐라”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19 대처 점수로 자신에게 ‘A+’를 주겠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의 세드릭 다크 박사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비참하게 실패했다”고 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이 만연하는 겨울철이 다가오는데다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느슨해지면서 지금까지 숨진 사람들 수만큼 많은 이들이 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현추세가 유지될 경우 연말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37만83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도 17만여명이 더 서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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