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교육,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안승찬 2020. 9.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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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얼마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외부 자문위원들을 모시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대학의 생존과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조언을 듣는 기회가 있었다. 평소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원로, 고수들이신지라 모임 전에 잠시라도 깊은 고민과 생각을 하시고 오시도록 미리 우리의 고민과 질문을 담은 회의 자료를 송부해드렸다.

내 생각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칼럼에 옮기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의견들을 소개하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질문을 찾아보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몇 가지만 공유하고자 한다.

“지금 대학은 10년에 걸쳐 나타날 혁신이 6개월 만에 일어났습니다. 작년 말엔 대학에서 온라인 수업을 할 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하버드대학의 신입생 20%가 등록을 안 한다고 하고 옥스퍼드대학은 내년까지 비대면으로 수업한다고 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비대면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교육의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죠. 비대면 시대에 대학에서 4년간 교육을 한다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데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 저는 자율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뉴럴링크에서 사람을 뽑는데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답니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과 관련한 어려운 문제를 풀어본 사람이 있다면 채용하겠다고요. 예전처럼 남들도 아는 어려운 문제 푸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제는 심지어 기계도 다 풉니다. 그런데 아무도 생각해보지 않은 아주 쉬운 질문을 만드는 것, 그게 진짜 어려운 겁니다.”

“오늘 소개된 자료를 보면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그것보다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문제를 만들어 낼 때는 바로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고, 그런 이상적인 학자가 바로 다산이고 담헌이고 그런 것 같습니다. 문제를 만들어내려면 기술만 알아서 되는 게 아니고 과학만 알아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과 사회를 다 알아야 정말 중요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대학 졸업과제도 문제 해결형이 아닌 졸업할 때까지 하나의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과제로 삼아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존에 없는 개념과 기능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고요,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니즈나 가치 혹은 공감 등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가지 않은 길을 가려면 그간의 축적, 경험 같은 것들을 모아 본격화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필자는 공학자이지만 오랫동안 평생학습과 직업교육분야에 관심을 두고 활동해왔다. 지금은 질문의 시대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앞만보고 믿고 달려온 전통적인 직업교육과 훈련에 대해서도 스스로 새로운 질문을 던져본다.

‘전통적으로 이원화된 교육시스템(Dual System)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로 인해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낮은 청년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독일의 대학 진학률이 최근 들어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중등단계에서 시작하는 독일의 도제식 직업학교 진학률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왜일까.’

‘유럽의 사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른 나이에 직업 교육을 마치고 취업을 하는 것은 청년 실업을 극복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조기 퇴직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기술 변화가 매우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직업 교육을 통해 숙달된 기술이 더이상 쓸모없어지면서 노동시장에서 급격히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기술 급변의 사회에서 대학의 평생학습기능을 강화해 생애 전주기에 걸쳐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고숙련 마이스터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조기퇴직을 극복하는 방안이 아닐까.’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싶은 질문들이다.

안승찬 (ahns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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